- 수출입銀 해외직접투자 자료

美에 이어 2위… 11.4% 차지
2016년 보다 5319억 늘어


지난해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대상국 가운데 중남미 카리브해의 대표적인 조세 도피처인 케이만군도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조 2989억 원, 11.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보다 5319억 원(11.6%)이 늘어난 규모다.

15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 직접투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케이만군도에 49억 7838만 달러(약 5조 2989억 원)를 투자했다. 전년의 44억 6024만 달러(4조 7430억 원)보다 5319억 원 이 늘어난 규모다. 대(對)중국 투자액 (29억 6880만 달러)보다도 20억 달러(2조 1292억 원) 이상 많은 수치다. 미국 투자액이 지난해 전체의 35%에 해당하는 152억 8672만 달러(16조 2727억 원)로 가장 많았다.

케이만군도에 투자가 많은 것은 법인세와 소득세가 거의 없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버뮤다 등과 함께 대표적인 조세 피난처로 분류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4억 1093만 4000달러)와 마샬군도( 2억12 86만 달러) 투자액도 많았다.

중국, 영국, 홍콩, 베트남 등 한국과 경제 관계가 밀접한 국가보다도 케이만군도에 대한 투자 규모가 더 큰 것은 기업들이 해외투자에 ‘경유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조세 회피 목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만 군도 투자는 자금의 성격이나 조세 회피 여부 등을 투자 건별로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로 금융·보험업종에서 투자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세 피난처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것 자체를 문제로 볼 수는 없으나, 이들 지역에 진출한 기업에 대한 우리 조세 당국의 감시가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누적 해외직접투자액은 송금액 기준 437억 달러로 전년(391억 달러) 대비 11.8% 증가했다. 전년보다 증가 폭은 줄었으나 규모는 1997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방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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