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패럴림픽 장애인바이애슬론 여자 10㎞ 좌식 경기에서 이도연 선수가 결승선 통과 후 꽃다발을 들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패럴림픽 장애인바이애슬론 여자 10㎞ 좌식 경기에서 이도연 선수가 결승선 통과 후 꽃다발을 들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패럴림픽 노르딕스키국가대표 이도연과 세 딸

강한 엄마 되려 스포츠 올인
육상 등 도전 종목 마다 메달
“엄마를 보며 많은 걸 느껴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장애인노르딕스키국가대표 이도연(46·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은 ‘위대한 엄마’로 통한다.

이도연은 14일 평창 알펜시아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스키 여자 1.1㎞ 스프린트 좌식 예선에서 4분 13초 92로 출전자 25명 중 18위로 골인, 준결승전 진출에 실패했다. 이도연은 지난 10일 바이애슬론 6㎞에선 12위, 11일 크로스컨트리스키 12㎞ 13위, 13일 바이애슬론 여자 10㎞에선 11위로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도연은 그러나 “온몸이 망가지더라도 모든 종목에서 완주할 것”이라고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대표팀 최고령인 이도연은 16일 바이애슬론 12.5㎞, 17일 크로스컨트리스키 5㎞, 그리고 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일인 18일 크로스컨트리스키 혼성계주까지 출전한다. 총 7개 종목에 도전장을 던진 ‘철녀’. 포기를 모르는 이유는 사랑하는 세 딸에게 ‘강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도연(맨 앞) 선수와 세 딸. 왼쪽부터 둘째 설유준, 첫째 유선, 셋째 유휘 씨.  설유선 씨 제공, 연합뉴스
이도연(맨 앞) 선수와 세 딸. 왼쪽부터 둘째 설유준, 첫째 유선, 셋째 유휘 씨. 설유선 씨 제공, 연합뉴스

이도연은 검찰 공무원인 설유선(25), 대학생인 유준(23), 유휘(21)의 엄마다. 이도연은 1991년 건물에서 추락해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됐다. 절망에 빠져 지냈지만 세 딸을 낳은 뒤엔 달라졌다.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했고, 그래서 스포츠와 인연을 맺었다. 2006년 탁구를 시작했고, 2012년 40세 불혹의 나이로 육상에 입문해 같은 해 열린 장애인전국체전에서 창, 원반, 포환던지기에서 모두 신기록을 작성하며 3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핸드사이클로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에선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도연은 2017년 노르딕스키(크로스컨트리스키·바이애슬론)에 도전했다. 고된 훈련의 연속. 몸은 파김치가 다 됐지만, 이도연은 집에 돌아와 딸들에게 “나는 강하게 살고 있다. 너희도 약해지지 말고 바르고 강하게 자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녀 유선 씨는 “엄마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사고를 당했다”며 “엄마가 자기 힘으로 서 있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우리에겐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바위 같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물론 어린 시절 엄마는 창피한 존재였다. 유선 씨는 “사춘기 시절엔 엄마가 부끄러웠다”며 “특히 중학교 때까지 유도선수였는데 뒷바라지를 해주지 못하는 엄마가 원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도연은 이를 더 악물며 훈련에 매진했다. 유선 씨는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니 엄마가 우리를 얼마나 힘들게 키웠는지 알 것 같다”며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한계에 도전하고 있는 엄마를 보며 많은 걸 느낀다”고 말했다.

세 딸의 바람은 엄마가 운동을 그만두고 편하게 쉬는 것. 하지만 이도연은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끝나면 다시 핸드사이클로 눈을 돌릴 예정이다. 이도연은 “하계 대회인 2020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할 것”이라며 “2022 베이징동계패럴림픽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창=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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