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 김낙중 기자
부산 = 김낙중 기자
당구 동호회장 배남규씨

“나이 들어 취미로 운동하고 동료들과 모임 하기에는 이만한 게 없습니다. 최고죠.”

배남규(사진) 부산 행정동우회 당구 동호회장은 올해 우리 나이로 고희(古稀)인데도 500점 고수다. 젊은 나이에 당구를 잘 치긴 했지만, 공무원 신분으로 자주 치지는 못했다. 배 회장은 부산시 공무원으로 30여 년을 근무한 뒤 시 상수도사업본부 부장을 끝으로 60세에 퇴임했다. 무료하게 지내다 6년 전 당구동호회가 창립되자 참여했다. 여기서 옛 실력을 완전히 회복했고 오히려 더 늘었다. 쿠션을 이용하는 것과 관계없이 바로 목적구 2개를 맞히는 ‘4구’의 경우에는 연속으로 10∼20개씩을 거뜬히 친다. 2년 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당구를 잘 치는 요령에 대해 “일단 많이 쳐봐야 한다”면서도 당구공의 위치나 상황에 따라 맞히는 두께, 적절한 강약 조절, 회전량 등을 제시했다.

“일단 공이 나아갈 길을 계산한 뒤 겨냥하고 그 길로 정확히 보내기 위해 앞에 열거한 3가지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더 있다고 했다. 몸이 경직돼서는 안 되고 마음속으로 리듬을 타듯이 긴장이 풀린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배 회장은 “호흡을 멈추고 공을 치는 순간의 생각, 즉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며 “공을 칠 때 물이 흐르듯 마음이 조용히 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잡념이 생기고 마음이 불안하면 정확히 겨냥해도 공은 결국 안 맞게 돼 있다는 것. 이래서 당구는 마음 수양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동료들과 모여 4∼5시간 당구를 치다 보면 당구대 주변을 많이 걷게 돼 운동량이 엄청나다고 했다. 그는 “당구를 치고 나면 소화도 잘되고, 잠도 푹 자게 돼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임의 최고수답게 중·하급자 동료들을 위해 ‘당구의 기초’라는 17쪽짜리 입문 매뉴얼을 펴내기도 했다. 이 매뉴얼에는 양발 넓이 스탠스, 브리지(지지하는 손가락 모양), 스트로크와 스냅 요령, 공의 진로, 두께 정도 타격 겨냥법, 회전량, 힘 조절 요령 등이 담겨 있다.

그는 특별한 직업이 있지 않은 한 60대 후반이 되면 별로 할 일이 없어진다고 했다. 아내와 함께 손자를 돌보는 재미 정도다. 그러나 당구를 취미로 하면서 모임 때 동료들과의 소소한 생활 이야기 등 정보 교환을 하는 것 자체가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행정동우회 강의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에 이어 컴퓨터 활용능력, 스마트폰 사용법 등도 꾸준히 배우며 활력을 찾고 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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