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증거인멸 우려·사안중대
구속수사 불가피하다” 전달
文, 검찰 내외부 의견 들은뒤
이르면 19일 최종 결정할 듯
윤 지검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수사 실무 책임자인 한동훈 3차장, 이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송경호 특수2부장,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 등과 함께 문 총장에게 정식으로 수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윤 지검장은 110억 원이 넘는 뇌물수수와 수백억 원대 배임·횡령 혐의 등 사안의 중대성,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 다른 공범 또는 종범들이 상당수 구속된 상황 등을 고려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수사팀의 의견을 전달했다.
수사팀의 보고를 받은 문 총장은 고민이 깊어졌다. 문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이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 방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충실히 살펴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속히 결정해야 할 사안이면서 동시에 신중하고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며 “주말은 지나고 다음 주 초쯤 결론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총장의 발언은 원론적이기는 하지만, 일견 이 전 대통령이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점 등 구속수사가 필요한 사유와 더불어 이미 증거자료가 상당수 확보된 측면 등 불구속 상태로 수사해도 큰 차질이 없다는 법조계 일각의 의견까지 두루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검찰 일각에서는 1년 새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구속하는 정치적 부담·4월 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6월 지방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일정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적절한 시점을 고민하고 있을 뿐, 수사팀이 내놓은 구속영장 청구 근거에 딱히 이견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뇌물액수는 110억 원이 넘는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1억 원 이상 뇌물을 수수한 사람을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고 실제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뇌물수수액이 전부 입증되지 않는다고 해도 중형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비자금 350억 원가량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정기적으로 전달된 의혹 등 다스 관련 비리 역시 혐의가 가볍지 않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라는 것을 입증하는 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14일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이 명백한 물증에도 불구하고 “문건이 조작됐다”거나 “(측근들이)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며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는 점도 수사팀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주요 근거다.
민병기·손기은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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