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 아파트 본보기집을 찾은 수요자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강남구 일원동에 들어서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대단지인 데다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낮아 ‘당첨 시 로또’ 소문으로 10만 명 청약설까지 나돌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 아파트 본보기집을 찾은 수요자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강남구 일원동에 들어서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대단지인 데다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낮아 ‘당첨 시 로또’ 소문으로 10만 명 청약설까지 나돌고 있다.
“현금 없어” 청약포기도 속출- ‘디에이치 자이 개포’ 르포

본보기집 이른 아침부터 북적
3.3㎡ 분양가 4160만원 수준
인근 단지보다 6억 ~ 7억 낮아

정부방침에 중도금 대출 막혀
자금 부족한 청약자는 한숨만
일부 중개업자들 전매 부추겨


‘10만 청약설’이 나올 만큼 주택 분양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개포주공 8단지 재건축) 본보기집은 개관 첫날부터 방문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16일 서초구 양재동 본보기집 앞은 오전 6시부터 시작된 방문객 줄이 개관 한 시간 전인 오전 9시가 되자 100m를 훌쩍 넘어섰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오전에만 입장객이 5000명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인기는 정부의 분양가 제한 정책으로 주변 단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아 당첨과 동시에 수억 원대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아파트의 3.3㎡ 당 평균 분양가는 4160만 원이다. 면적 대에 따라 최저 9억8000만(전용면적 63㎡)~최대 30억6500만 원(176㎡)에 이르는 고가 아파트지만, 앞서 분양된 인근 단지의 분양권 가격과 비교하면 6억~7억 원 정도 낮다. ‘로또 당첨’에 버금간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인근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 2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 ‘래미안 강남포레스트’(개포시영) 분양권 시세는 84㎡가 최대 20억~21억 원대에 이른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84㎡ 분양가는 12억4900만~14억3100만 원대다.

이날 본보기집에는 수억 원대 시세차익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수천 명 몰렸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10억 원대의 자금조달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청약 포기자도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가 9억 원을 초과하는 면적 대는 정부 방침에 따라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계약자가 자체적으로 분양대금을 마련해야 한다. 현대건설은 미계약분에 대한 예비당첨자(가점제 적용) 비율도 일반적 수준의 2배 높은 80%를 적용했다. 당첨 문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중소기업 근로자 특별공급을 신청하려던 김모(45) 씨는 “분양대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해 청약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가점 부족으로 85㎡ 초과(추첨제 50% 적용) 면적을 신청하려다 포기한 회사원 박모(42) 씨도 “분양가 15억 원 외에 확장비와 취득세까지 포함하면 16억 원은 필요한데 조달이 불가능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장전입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정부 경고와 서울시와 강남구의 ‘집중단속’ 엄포에도 불구하고 청약 고민 수요자들의 불법전매를 부추기는 중개업자들까지 등장했다. 회사원 이모(48) 씨는 “차용증을 쓰면 중도금을 대줄 테니 등기 시점에 일정 프리미엄을 받고 집을 넘기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 인터넷카페에도 “투입 가능액이 3억 원 정도밖에 안 되는데 개포동 중개업소가 자꾸 청약을 권하고 있다”며 “명목상 등기만 하고 입주 때 시세보다 싸게 팔면 된다는데 괜찮은 것이냐”는 질문이 올라와 있다. 강남구는 이날 “디에이치 자이 개포 등 분양아파트 현장과 본보기집을 중심으로 중개 알선이 금지된 분양권 중개 등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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