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리 볼은 골프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다. 돌멩이같이 자연에서 얻은 것이 아닌 인공적으로 만든 최초의 골프공이기 때문이다. 내부는 거위 깃털로 채워졌으며 외부는 소나 돼지의 내장이나 낭심, 혹은 부드러운 가죽 등의 재질을 씌웠기 때문에 가죽 볼로도 불린다. 최근에는 경매에서도 보기 힘들 만큼 귀하다. 수집가들의 장롱에 깊숙이 숨겨졌기 때문이다.

골프 볼을 만드는 왕실 전용의 장인이 존재했다는 문헌은 500년도 넘지만 현존하는 가죽 볼 장인의 가장 오래된 정확한 문헌은 1618년이다. 스코틀랜드의 5홀짜리 리스 골프장 헤드 코치였던 앤드루 딕슨은 질 좋은 거위 털과 소의 내장을 이용해 내구성이 강한 볼을 만들었다. 그는 작품이 마음에 안 들면 내동댕이치기도 한 괴팍한 성격의 장인이었다. 가죽 볼은 150야드에서 200야드까지도 날아갔다. 가벼운 깃털로 만들고도 이처럼 많은 거리가 나가는 데 의아해할 수도 있다. 깃털은 특성상 바짝 마르면 팽창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외부의 가죽은 수축하려는 반대의 힘을 보여 가죽 볼은 마를수록 딱딱해지는 원리 때문에 가능했다.

문제는 물에 약했다. 워터 해저드에 빠지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쭈그러들어 골프 볼이 아니라 썩은 열매에 불과했다. 300여 년 전 만들어진 볼 중에서 현존하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며 2억 원을 호가한다. 수집가들이 지닌 볼들은 대부분 19세기에 만들어진 것들이지만 그래도 수천만 원대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1859년 마지막 장인 앨런 로버트슨의 사망으로 가죽 볼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표면에 장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은 것들은 그나마 가격이 좀 내려가지만 이것도 수백만 원의 가치를 지닌다.

남양주골프박물관장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