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17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찬성 2970표, 반대 0표를 받아 국가주석으로 재선출됐다. 공교롭게도 그 다음날 실시된 러시아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76%의 압도적 지지로 집권 4기의 길을 열었다. 시진핑은 앞서 개헌을 통해 연임 제한을 없애 종신 주석도 가능하게 됐고, 푸틴 대통령은 임기 6년을 더해 2024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마오쩌둥과 이오시프 스탈린을 연상시키는 1인 독재로 회귀하게 됐다. 푸틴은 러시아의 위대한 부활을 주창하며 과거의 패권 회복을 노리고, 시진핑은 중국몽을 앞세워 새로운 패권국을 지향하고 있어 21세기 신냉전 가능성도 그만큼 더 커졌다.

서방 세계 대응도 긴박해지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20세기 세계대전과 냉전 대결을 거치며 확보한 가치들이 다시 위협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 상원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대만여행법’을 1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것도 그 일환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에 반한다며 강력 반발하지만, 미국 측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영유권 행패에 맞서기 위해 대만과의 정상급 교류 및 첨단 무기 판매 등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 이중 스파이’ 독살 의혹을 놓고 영국과 러시아가 외교관 맞추방 등 ‘외교 전쟁’을 벌이자 미국, 프랑스, 독일이 즉각 영국 편을 들며 4개국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변화는 한반도 정세를 더 복잡하고 불안정하게 만든다. 두 나라 리더십 문제가 일단락됨에 따라, 지정학적으로 밀접한 한반도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벌써 중국 외교부장은 중·러 한반도 협력론을 펴고, 러시아 외교장관은 미국의 도발적 행동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양국 모두 김정은 체제 존속을 ‘북핵 저지’보다 전략적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한국의 선택은 자명하다. 당장 한·미·일 연대(連帶)를 강화하고, 멀리는 아시아·유럽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일본의 중요성부터 재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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