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이목이 중국의 정기국회 개최(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쏠려 있다. 시진핑(習近平)은 지난 17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회의참가자 100%의 지지로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됐다. 앞서 지난 11일 그의 주도로 주석 임기제한을 철폐한 개헌이 이뤄졌다. 그의 복심으로 알려진 왕치산(王岐山)도 국가부주석으로 선출됐다. 이를 두고 중국이 시진핑 1인 독재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야단법석이다. 결론적으로 시진핑의 권력 강화는 예상되는 위기관리의 연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최고지도자군에서도 지금의 중국이 향후 발전에 엄청나게 중대한 시기라는 것을 집단적으로 인식, 시진핑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는 전제가 있다.
국내적으로 중국의 당면 과제는 경제 구조조정과 내수 위주로의 경제 체질 개선이다. 지난해 1인당 소득이 9000달러를 넘어섰다. 2020년이면 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이는 과거의 아시아 발전 모델을 답습한 결과다. 하지만 중국은 과거 세계 경제를 선도했던 미국의 자동차, 독일의 기계, 일본의 가전제품처럼 특유의 제품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 측면에서 혁신이 강조되고 있으며 능력 있는 경제계의 인사를 정치 전면에 내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위기관리를 해 본, 현장을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
당장, 거대 권력을 지닌 국유기업의 구조조정이 문제다. 많은 기득권을 내려놓게 해야 한다. 연명을 위한 자금 지원도 중단해야 한다. 그만큼 금융의 역할이 절실하다. 한편, 내수 진작을 위해서도 자원의 재배치가 필요하다. 경제를 속속들이 아는 정치력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 현대판 포청천으로만 알려진 왕치산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부행장을 거쳐 건설은행의 수장을 지냈다. 또한, 광둥성 금융위기 당시 소방수의 능력을 잘 보여줬다.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도 중요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 최고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공산당 상무위원 7인의 ‘7상8하’(67세 유임, 68세 은퇴) 원칙이 고수되면 2022년 말, 늦어도 2023년 봄까지 시진핑은 정계에서 퇴진하게 된다. 트럼프가 연임하면 2025년 1월까지 세계 정세의 가변성이 상존한다. 미국과의 정치·경제 관련 중요한 수싸움에서 장수를 바꾸는 건 불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게다가 후진타오(胡錦濤) 때 세워둔 후계자들이 과연 닥쳐올 복잡다기한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늘의 중국 정치구도를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예상 밖으로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처럼 시진핑이 독재로 갈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왕치산이 물러났던 것은 일반 상무위원은 7상8하를 계속 지킨다는 신호다. 단, 상무위원을 대표하는 주석 겸직의 상무위원 1인은 계급정년을 넘어섰더라도 1회에 한해 상무위원이 될 수 있다는 대타협을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시진핑은 향후 10년간 권력을 유지하고 후계 구도는 2022년에 가시권으로 들어서, 2027년에 권력이 이양된다고 보는 게 합리적 판단일 것이다.
문제는, 시진핑을 정점으로 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더욱 더 강해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찔해진다. 국가의 핵심 역량을 어디에 집중해야 하고, 또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우리 지도층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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