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클린턴 訪北 때 개설
“정보기관이 회담 주도 우려”


미국과 북한이 오는 5월 예정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정보기관 간 채널이 2009년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구축된 뒤 9년째 중단 없이 가동되고 있다는 주장이 19일 제기됐다. 1994년 ‘제네바 합의’ 협상에 참여했던 조엘 위트 한미연구소(USKI) 선임 연구원은 이날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북한과 협의하고 있는 채널은 2009년 개설된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위트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와 북한 외무성 사이에 개설된 ‘뉴욕 채널’과는 별도로 운용되고 있는 이 채널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북한에 억류된 미국 여기자 2명 석방을 위해 방북했을 당시 구축됐다는 것. 이후 2012년 CIA 고위급 인사의 방북, 2014년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방북도 이 채널을 통해 성사됐다. 이 채널의 북측 카운터파트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당시 북한 특사로 방남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으로 알고 있다고 위트 연구원은 전했다.

하지만 위트 연구원은 정보기관들이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주도하는 데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위트 연구원은 “다양한 접촉을 하는 것은 좋지만, 정보기관 분석가와 외교관·정책결정자는 엄연히 다르다”면서 “정보기관 간 채널이 있는 것은 좋지만, 정보기관이 회담을 주도하는 데에는 심각한 결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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