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29일부터 21개월

英, EU회원국 표결권 상실
단일시장 혜택은 계속 누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에 해빙의 기운이 퍼지는 것으로 봐서 브뤼셀에도 봄이 확실히 찾아온 것 같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19일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수개월간 난항을 거듭하던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바르니에 수석대표와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이날 브렉시트 협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내년 3월 29일 영국이 EU를 떠나는 순간부터 오는 2020년 12월까지 21개월간 설정키로 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EU는 2020년 말, 영국은 2021년 3월까지 전환기간을 두는 방안을 주장해왔다. 전환 기간에 영국은 더 이상 EU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고 EU 규정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금융 서비스의 EU시장 접근권한(금융 서비스 패스포트) 등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잔류에 따른 혜택은 계속 누릴 수 있다. 아울러 영국은 EU 회원국으로서의 표결권은 상실하지만 영국과 관련된 EU 규정의 제·개정 시 EU는 영국과 협의해야 한다.

영국과 EU는 아일랜드 국경 문제와 관련, 북아일랜드를 EU의 관세동맹 안에 두는 방안에도 잠정 합의했다. 앞서 EU는 이달 초 공개한 브렉시트 조약 초안에서 영국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를 피할 수 있는 더 좋은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브렉시트 이후 북아일랜드를 EU의 관세동맹 하에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영국은 이에 대해 반대해왔다. 양측은 또 영국에 있는 EU 회원국 국민 450만 명과 EU에 거주 중인 120만 명의 영국 국민의 권리에 대한 합의에도 도달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전환기간에 영국과 EU 회원국 국민은 브렉시트 이전에 있던 이들과 같은 권리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합의된 내용은 오는 22∼23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상정돼 추인받게 된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