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인 21일 전국 곳곳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대전 유성구 도로변에 하얗게 눈꽃이 핀 산수유나무 아래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춘분인 21일 전국 곳곳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대전 유성구 도로변에 하얗게 눈꽃이 핀 산수유나무 아래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눈 귀한 곳곳 대설특보 발효
도로 통제·무더기 휴교 사태
부산선 ‘긴급재난문자’ 발송
22일 새벽까지 내리다 그칠듯


중부와 남부 지역에 때아닌 폭설이 내려 도로가 통제되고 휴교 사태가 벌어지는 등 전국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부산시는 이날 오전 6시 45분쯤 ‘긴급재난문자’를 전송했다. 특히 대구의 경우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3월 하순에 내린 눈 가운데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봄이 시작되는 ‘춘분(春分)’인 21일 전국 곳곳에 대설특보가 발효되는 이례적인 기상 상황에 대해 정밀 분석에 착수했다. 기상청은 이날 충청 남부와 전라 내륙·경상·강원 중남부 산지·제주 산지에 대설특보를 발효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전 경북 군위군 10.5㎝, 경남 산청군 6.6㎝, 경북 청송군 6.5㎝, 충북 옥천군 5.8㎝, 대전 5.6㎝, 대구 3.3㎝를 기록하는 등 전국 곳곳에 폭설이 내렸다.

서울도 오전 11시쯤부터 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춘분 폭설’이 강원 지역에서 종종 발생하기는 했지만, 전국적 폭설은 과거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이례적이어서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눈은 22일 새벽까지 내리다가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폭설은 북쪽의 찬 고기압과 남쪽에 있는 따뜻한 저기압이 만나면서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보통 이맘때쯤이면 이동성 고기압(찬 공기)이 중국 상하이(上海)를 거쳐 제주로 이동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한기를 품은 이동성 고기압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을 거쳐 동해로 빠졌고, 남쪽에서는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저기압이 올라와 두 기압이 우리나라에 경계를 두고 부딪치면서 폭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는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무더기 학교 휴업 사태가 빚어지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최고 7㎝의 눈이 내린 경남에서는 도내 7개 시·군 14곳에서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또 합천, 산청, 함양 등 9개 시군에서 초·중·고 39개교가 휴업했고, 65개교가 등교 시간을 늦췄다.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합천에서도 28개교가 휴업했다.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부산은 진눈깨비와 일부 강설로 산간지역인 금정구 산성로, 북구 만덕고개길, 연제구 황령산로 등 6곳의 교통이 한때 통제됐다. 대구·경북 지역도 대구 달성군 가창댐 삼거리∼헐티재 12㎞, 달성군 현풍 자모리∼구지면 도동리 3.5㎞ 등 4곳의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합천=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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