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서초구청장 ‘밀착 행정’

서울 서초구에 가면 ‘빨간 삼륜차’가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초구에서 유일한 이 삼륜차는 길이 2.4m, 폭 1.2m, 높이 1.6m 크기의 미니 전기차로 골목 구석구석 못 가는 곳이 없다. 이 삼륜차의 운전석에 앉아 서초구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조은희(사진) 서초구청장이다. 조 구청장은 어떤 연유로 빨간 삼륜차의 핸들을 잡게 됐을까.

조 구청장은 평소 주민과의 소통에 구 행정의 방점을 둔다. 주민들이 토로하는 생활 속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정에 반영하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주민들에게 공개할 정도다. 전화통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을 통해 전해오는 주민들의 목소리라면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이처럼 소통행정을 중시하는 그에게 생활민원 속 현장 방문은 챙겨야 할 중요한 업무다. 하지만 두 발과 차량을 이용한 현장 방문은 한계가 뚜렷했다. 도보는 이동반경이 제한됐고, 차량은 주마간산식 방문이 되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조 구청장은 대안을 찾기 위해 직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논의 끝에 차량이 쉽게 갈 수 없는 좁고 후미진 골목과 언덕길도 빼놓지 않고 갈 수 있는 ‘빨간 삼륜차’가 탄생했다.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빨간 삼륜차는 예고하지 않은 시간에 각본 없이 나타나 동네의 각종 불편사항을 귀담아듣고 간다. ‘밤길 으슥한 골목길에 CCTV가 필요하다’ ‘학생 창업특강강좌가 있으면 좋겠다’ ‘경로당을 설치해 달라’는 등 각양각색의 주민 목소리와 동네 현안에 귀를 기울인다. 생활밀착형 행정에만 빨간 삼륜차가 출동하는 것이 아니다. 조 구청장은 빨간 삼륜차를 통해 소외된 이웃들과 마음을 나눈다. 독거어르신, 소년소녀가장, 한부모 가정, 갑작스러운 사업 실패나 중병 등의 사유로 위기에 처한 소외 가구 등을 찾아간다. 이들에게 병원과 연계해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도 하고, 지역기업과 연결해 양질의 일자리로 다시 재기할 기회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지난해 설치해 대박을 친 대형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도 이처럼 주민과 소통하며 얻은 결과물이다.

조 구청장은 “삶의 현장 속에서 필요한 정책을 발굴하는 주민 눈높이 행정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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