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며 가장 즐거웠던 때가 언제입니까?’
이 질문은 가장 좋았던 도시가 어디였냐는 물음과 함께 지인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간 겪었던 비행 근무들이 스쳐 지나가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승무원이 됐을 때는 예쁜 유니폼을 입고 공항에서 카트를 끄는 당당한 모습을 내가 할 수 있게 돼서 기뻤고, 가보지 않은 도시에 난생처음 비행근무로 도착해 사진이나 글로만 보던 관광 유적지들을 실제로 보았을 때도 무척 즐거웠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는 가까운 거리의 도시로 비행근무를 가서 현지의 맛있는 음식들을 골라 먹는 일과 워터파크를 비롯해 각종 힐링이 되는 휴양을 하는 것이 좋았다.
유난히 매서운 한파를 피해 따뜻한 곳으로 가거나 무더위를 피해 선선한 바람이 부는 도시로의 비행은 언제나 나를 행복감에 빠지게 해줬다.
하지만 이런 대답들은 질문자의 궁금증을 풀어주기에는 다소 뻔한 내용이기에 나는 늘 고민하곤 한다.
그렇다면 내가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은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봤다. 짧게는 4시간에서 길게는 14시간 정도의 비행시간을 거쳐 도착한 도시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지친 몸을 달래는 휴양이 된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고, 하루에 모든 문화유적을 감상하고 싶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잠깐의 휴식기를 거쳐 다시 승무원으로 복귀했을 때,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칼럼과 작품을 보고 다짐을 하나 한 적이 있었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 될 수 있다. 누군가 말을 타고 숲 속을 달리면, 처음에는 그들이 보이다가 그다음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거기에 있음을 안다. ‘백지 위임장’에서 말을 탄 사람들은 나무를 가리고, 나무는 여자를 가린다. 하지만 우리의 사고능력은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회화를 이용해서 사유를 가시화한다.” - 르네 마그리트 ‘백지 위임장’(Le blanc-seing, 1965,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소장)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나의 다짐을 통해 소중하고 유익한 경험을 했고, 또한 가장 좋았던 기억의 하나가 된 것이 있다. 바로 그 지역의 유명한 미술관에 가서 사전에 잠깐 읽어 두었던 작품 몇 개만 직접 감상하고 오는 일이다. 이후 마그리트의 작품에 매료돼 하늘에서 인간 비가 내리는 것인지 아니면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인지 불분명한 그림이자 수많은 영화와 광고의 모티브가 된 르네 마그리트의 ‘골콩드’(Golconde, 1953, 메닐컬렉션 소장) 등의 작품을 여러 도시에서 하나씩 감상했었다. 다음번 지인의 같은 질문에는 위의 대답을 해주기로 마음먹으며, 따뜻한 봄 다가오는 새로운 도시로의 비행근무를 기대해본다.
대한항공 승무원
이 질문은 가장 좋았던 도시가 어디였냐는 물음과 함께 지인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간 겪었던 비행 근무들이 스쳐 지나가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승무원이 됐을 때는 예쁜 유니폼을 입고 공항에서 카트를 끄는 당당한 모습을 내가 할 수 있게 돼서 기뻤고, 가보지 않은 도시에 난생처음 비행근무로 도착해 사진이나 글로만 보던 관광 유적지들을 실제로 보았을 때도 무척 즐거웠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는 가까운 거리의 도시로 비행근무를 가서 현지의 맛있는 음식들을 골라 먹는 일과 워터파크를 비롯해 각종 힐링이 되는 휴양을 하는 것이 좋았다.
유난히 매서운 한파를 피해 따뜻한 곳으로 가거나 무더위를 피해 선선한 바람이 부는 도시로의 비행은 언제나 나를 행복감에 빠지게 해줬다.
하지만 이런 대답들은 질문자의 궁금증을 풀어주기에는 다소 뻔한 내용이기에 나는 늘 고민하곤 한다.
그렇다면 내가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은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봤다. 짧게는 4시간에서 길게는 14시간 정도의 비행시간을 거쳐 도착한 도시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지친 몸을 달래는 휴양이 된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고, 하루에 모든 문화유적을 감상하고 싶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잠깐의 휴식기를 거쳐 다시 승무원으로 복귀했을 때,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칼럼과 작품을 보고 다짐을 하나 한 적이 있었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 될 수 있다. 누군가 말을 타고 숲 속을 달리면, 처음에는 그들이 보이다가 그다음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거기에 있음을 안다. ‘백지 위임장’에서 말을 탄 사람들은 나무를 가리고, 나무는 여자를 가린다. 하지만 우리의 사고능력은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회화를 이용해서 사유를 가시화한다.” - 르네 마그리트 ‘백지 위임장’(Le blanc-seing, 1965,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소장)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나의 다짐을 통해 소중하고 유익한 경험을 했고, 또한 가장 좋았던 기억의 하나가 된 것이 있다. 바로 그 지역의 유명한 미술관에 가서 사전에 잠깐 읽어 두었던 작품 몇 개만 직접 감상하고 오는 일이다. 이후 마그리트의 작품에 매료돼 하늘에서 인간 비가 내리는 것인지 아니면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인지 불분명한 그림이자 수많은 영화와 광고의 모티브가 된 르네 마그리트의 ‘골콩드’(Golconde, 1953, 메닐컬렉션 소장) 등의 작품을 여러 도시에서 하나씩 감상했었다. 다음번 지인의 같은 질문에는 위의 대답을 해주기로 마음먹으며, 따뜻한 봄 다가오는 새로운 도시로의 비행근무를 기대해본다.
대한항공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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