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턴 안보보좌관 임명’ 의미

트럼프, 비둘기파 잇단 경질
대북 강경파 안보라인 포진
백악관 균형추 강경 급선회

5월 北·美정상회담 결렬땐
군사옵션 목소리 거세질 듯
北 김정은에도 경고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2일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대사 임명을 발표하면서 향후 대북정책을 주도할 ‘강경파 삼각체제’가 완성됐다. 백악관의 볼턴 안보보좌관과 국무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지명자, 유엔의 니키 헤일리 대사로 이어지는 ‘슈퍼 매파(super-hawk)’ 3인방은 대북 군사적 옵션(선택)을 포함한 강경한 대북정책을 설파해온 인사들이다.

특히 이들은 북한뿐 아니라 이란에도 매우 부정적이어서 미·북 정상회담 개최와 이란 핵 합의 갱신 기한인 오는 5월이 트럼프 행정부 대외정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년째인 올 들어 잇달아 ‘비둘기파’ 인사를 경질하고 ‘매파’ 인사들을 주변에 포진시키고 있다. 외교·안보에서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임 이전에 이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 13일 전격 경질됐고,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자유무역주의를 옹호한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지난 6일 전격 사임했다.

‘온건파’를 지원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고문이 내부 투쟁에서 밀리면서 균형추가 급속하게 강경파로 기울고 있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로이터 통신은 “북한·이란 문제에 초강경론을 펼쳐온 ‘슈퍼 매파’가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임명됐다”고 전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을 구성하던 틸러슨 장관이 낙마하고, 켈리 비서실장도 경질설이 여전히 돌면서 강경파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매티스 장관이 대북 군사적 옵션을 주장했던 ‘볼턴-폼페이오’ 연대 공세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가 향후 트럼프 행정부 외교정책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일하게 대북정책에서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도 걸프 전쟁·아프가니스탄 전쟁·이라크 전쟁을 겪은 4성 장군인 만큼 최고 통수권자의 명령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대북 군사적 옵션 명령을 언제라도 수행할 준비태세의 확충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향방을 가늠하는 시험대는 북핵과 이란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는 5월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5월 12일은 이란 핵 합의 갱신 기한으로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양대 외교 현안이기 때문이다.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될 경우 ‘볼턴-폼페이오’ 라인의 대북 군사적 옵션 요구 목소리가 급격히 힘을 얻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볼턴-폼페이오’ 라인이 미·북 정상회담 준비도 주도할 예정인데, 준비 과정에서 좌초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볼턴 신임 안보보좌관이 이날 임명 발표 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개인적으로 언급한 발언들은 이제 지난 이야기”라며 과거보다 다소 톤을 낮추면서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한편 틸러슨 장관이 22일 공식 퇴임 연설을 했다. 그는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워싱턴DC의 정치문화를 언급하면서 “여기는 매우 비열한 동네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여러분은 그런데 동참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 각자는 우리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 우리가 대우받기를 원하는 방식, 우리가 타인을 대하고자 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해 트위터 언급으로 자신을 해고한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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