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예정된 26일까지 마쳐야
법제처“정해진 시간에 최선을”


청와대가 26일 발의를 예고한 대통령 헌법개정안에 대한 심사를 22일 법제처에 맡기면서 실제 심사가 불가능한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문(前文)과 11개장 137조 및 부칙으로 이루진 방대한 개헌안을 단 3일 만에 심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23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26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법제처 심의가 마무리된 개헌안을 의결하고, 문 대통령의 전자결재를 거쳐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법제처가 개헌안을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은 주말을 포함해도 3일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회 및 법조계에서도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주도한 개헌안에 대한 법제처의 검토 기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법제처가 할 수 있는 일은 개헌안 문맥이나 자구를 맞추는 정도일 것”이라며 “개헌안 내용에 대해 검토하거나 손댈 상황은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법제처로 넘긴 것은 국무회의 상정 요건을 갖추기 위한 요식 행위”라며 “결국 개헌을 무산시키기 위한 것이고, 국회나 정치권에 그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 여야 구도상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차피 국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으니 법제처 검토는 약식으로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야당 관계자는 “개헌안이란 중대 사안을 3일 만에 검토한다는 것은 사실상 검토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한편 법제처 관계자는 청와대가 개헌안 내용을 발표하고서 법제처에 송부한 것에 대해 “주요 내용에 대한 대외적 발표는 법적 행위가 아니라서 문제는 없다”며 “(법제처 검토 시간이) 짧긴 하지만 정해진 시간까지 검토를 마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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