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가운데) 청와대 정무수석이 22일 국회 본청을 방문,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대통령 개헌안을 전달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병도(가운데) 청와대 정무수석이 22일 국회 본청을 방문,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대통령 개헌안을 전달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靑 민정수석실서 최종안 완성
국무회의서 실질적 토의 부재

만들기까지 한달 반도 안걸려
국민 의견 수렴하는 데 ‘한계’

대통령 권한축소도 기대 이하
‘토지 공개념’ 등도 논란 확산


청와대가 22일 대통령 개헌안 전문(全文)을 공개한 가운데 절차적 하자, 합의 과정의 부재, 이념 편향성, 대통령 권한 축소 미흡 등 4대 논란에 대한 문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헌법학자들은 “국가의 근간이 되는 헌법은 절차적, 내용적 완결성을 지녀야 한다”며 “현재의 개헌 과정은 이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개헌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정 최고 심의·의결 기구인 국무회의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에 개헌 초안 마련 지시를 내렸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통해 최종 개헌안을 완성했다. 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 개정과 같은 국가 중대사는 국무회의에서 실질적 토의가 이뤄진 뒤 결정돼야 한다”며 “26일 개헌안 발의를 위한 국무회의 의결은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이런 절차적 문제는 개헌안이 통과되더라도 두고두고 우리 헌정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제처의 개헌안 자문 심사 기한은 단 3일이 주어졌다. 한 헌법 전문가는 “일반 법률을 심사하는 데도 2주는 걸리는데 제대로 심사가 진행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청와대가 26일 개헌안 발의와 동시에 전문을 공개하기로 했다가 ‘깜깜이’ 비난이 일자 그 시기를 22일로 나흘 앞당긴 것도 절차적 하자를 드러냈다는 평이다.

더욱이 이번 개헌안은 한 달 반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만들어진 만큼 합의 과정도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헌법자문위가 온라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4차례의 토론회를 열었지만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야당과는 개헌 시기는 물론 내용에 대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내용 면에서는 이념 편향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 중이다. 토지 공개념 도입과 공무원 노동3권 보장, 5·18 민주화 운동 전문 명시 등은 헌법학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개헌과 관련,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해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지만 대통령 권한 축소 부분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을 없애지 않고 제한만 한 수준이고, 예산편성권에 대한 정부의 권한도 그대로인 상태”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난 정권에서 국회의 입법권을 무력화시키는 대통령령의 문제가 불거졌었다”며 “이런 행정입법을 통제하는 실효성 있는 조치가 개헌안에 담겼어야 했다”고 밝혔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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