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21일 기준금리를 기존 1.50%에서 1.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기준금리(1.50%)가 상대적으로 0.25%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당장 국내 금융시장은 큰 동요가 없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됐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의 현실이 미국의 속도에 맞게 금리를 인상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미국은 경기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고 통화정책 기조가 제로 금리 시대를 끝내고 금리를 정상화하는 단계다. 따라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면 한·미 금리 차가 계속 커질 수 있다. 그 경우 대규모 자금 유출을 우려할 수밖에 없으며 금융위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험으로 보면 1994년 미국의 금리 인상이 1997년 동남아 금융위기의 계기가 됐고, 2004년 미국 금리 인상 역시 2008년 신흥국 유동성 위기의 단초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현실은 만만치 않다. 미국의 금리 정상화가 가속화하면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우리의 기준금리도 인상돼야 한다. 그러나 국내 경기가 금리을 인상할 만큼 호조세라고 보기 어렵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그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르고 이는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킨다. 현재도 기업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금리마저 오른다면 기업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가계부채는 더욱 더 큰 걸림돌이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현재 1450조 원을 넘어섰다. 과거 저금리 시대에 발생한 대출들이 변동금리를 적용받으면서 금리가 인상될 경우 부채가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더욱이 26일부터 모든 대출금의 원리금을 따져 대출 한도를 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시행하는 등 은행들의 대출 규제가 강화됨으로써 서민들은 주택을 마련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향후 대책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한국은행은 양국 금리 차이가 0.75%포인트를 초과하지 않도록 점진적인 금리 인상 플랜을 준비해야 한다. 금리 격차가 그 마지노선을 지나면 자본 유출의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가 새로운 경제위기의 뇌관이 되지 않도록 악성 부채들을 선제적으로 구조조정해 나가야 한다. 금융시장은 그 속성상 작은 충격이 매우 큰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그에 더해 금융시장 안정을 담보하기 위해 선진국과의 통화스와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중국과 통화 스와프를 연장하고, 캐나다 및 스위스와 스와프 계약을 했다. 더 나아가 기축통화 국가인 미국 및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실물시장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정부는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자리 창출과 부가가치 창출의 주체는 기업이다. 금리가 기업의 투자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을 활성화시키는 투자 환경과 적절한 수준의 금리가 조합이 돼야 최적의 투자를 유치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일 수 있다.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그동안의 비정상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뉴노멀(new normal) 상황으로 전환되는 과정임을 주지해야 한다. 일반 국민도 향후 국내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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