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증가·저출산 주원인
결혼 과정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교육 수준이 더 높던 경향이 점차 줄어들면서 남녀 간 사회·경제적 역할이 동등해지고 있지만, 부부간 역할에서는 여전히 가부장적인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런 현상으로 남녀 미혼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저출산 현상의 한 원인으로도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배우자 간 사회·경제적 격차 변화와 저출산 대응 방안(신윤정 보사연 연구위원,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박신아 보사연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총조사 1970~2015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부간 교육수준은 평등해졌으나, 가정과 직장을 포함한 전반적인 환경에서는 부인과 남편에게 기대되고 있는 역할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수준에 따라 결혼을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 1970년에는 ‘동질혼’(homogamy·동일한 인구·사회·경제적 지위나 특징을 가진 사람들의 결혼) 비율이 58.1%였지만, 2015년에는 78.5%로 높아졌다. 반면 ‘이질혼’(heterogamy· 인구·사회·경제적 지위나 특징이 다른 사람들의 결혼)은 같은 기간 41.9%에서 21.5%로 떨어졌다. 특히 부인 입장에서의 ‘강혼’(hypogamy·부인보다 낮은 지위나 특징을 지닌 남편과 결혼)도 1970년 0.9%에서 2015년 10.5%로 늘었다.
배우자 간 교육수준이 비슷해졌음에도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분석 결과 전반적인 생활은 물론 양육·가사 부문에서 부부간 역할의 동등 정도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종합적으로 가계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여성 역할과 그에 대한 기대가 과거보다 커졌음에도 가사와 육아에 대한 주된 책임이 여전히 여성들에게 남겨져 있고, 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 부족이 여성들에게 출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됐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0년대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성취적 지위로서의 교육이 갖고 있던 매력이 결혼시장에서 하락하고, 귀속적인 지위가 결혼시장에서 더 큰 매력으로 다가서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청년들의 결혼과 자립을 지원하고자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들은 그 실효성에 의문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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