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삼성 시대 ‘빅 픽처’ 구상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창업 80주년 기념일인 지난 22일 유럽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해외출장은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되기 이전인 2016년 9월 인도를 다녀온 지 1년 6개월 만이며, 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지 45일 만의 첫 공식 행보다.
삼성 관계자는 26일 “이 부회장이 22일 유럽으로 출국한 것만 파악될 뿐,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와 해외 파트너사와의 미팅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 출발 시점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두고 있지 않지만, 재계는 뉴 삼성 시대의 ‘빅 픽처(큰 그림)’ 구상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어렵사리 해외 출장길에 오른 만큼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의 세계적인 기업과 해외 파트너 회사 총수들과 회동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의 첫 출장지가 세계 자동차 강호인 유럽이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 재편을 강화하고, 인수·합병(M&A) 전략을 세울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앞서 2016년 11월 글로벌 전장 업체 하만을 9조 원대에 인수한 뒤 삼성전자의 대형 M&A는 중단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기업 총수와 만나 1년 6개월 동안 바뀐 세계 산업의 지형 변화를 확인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차원의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 이 부회장이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집행유예 상태인 데다, 상고심의 판단을 앞두고 있어 이 부회장이 국내에서는 대외 행보를 자제한 채 조용히 경영 현안을 석방 직후와 마찬가지로 챙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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