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측, “조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부인 취지 진술할 듯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나흘째인 26일 첫 옥중조사에 나서며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의 공방이 ‘2라운드’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검찰은 구치소 특성상 일과 시간을 넘어서도 조사가 가능하다며 밀도 있는 조사를 준비하고 있고 이 전 대통령 측은 조사 자체에는 응하되, 검찰의 ‘짜맞추기’식 질문에 일일이 답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한동안 양측의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오후 2시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을 비롯한 검사와 수사관들을 서울동부구치소로 보내 구속 후 첫 조사에 나선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수용된 12층 별도의 조사실에서 대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구치소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금요일인 23일과 주말에는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그간의 수사 내용과 기록, 증거 등을 검토했다. 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경호·경비 절차 문제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등을 감안해 구치소 방문조사로 정했다.

신봉수 첨수1부장이 조사의 첫 테이프를 끊는 만큼 이날 조사에서는 다스 실소유주 관련 의혹이 우선 다뤄질 전망이다. 이날 조사에서 검찰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시작으로 다스 등에서 벌어진 횡령·탈세 의혹과 이 전 대통령이 다스 경영 문제에 청와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한 의혹, 청와대 문건이 다스 비밀창고로 옮겨진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소환조사에서는 추상적이고 피상적인 질문도 있었다면 이번에는 세밀하게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이 “검찰이 똑같은 것을 물으려 한다면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데 대해서도 “똑같은 질문이 어딨나”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수용된 12층이 사실상 비어있는 만큼 이 전 대통령이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경우 오후 6시 넘어서까지 밀도 있는 조사를 할 방침이다.

검찰이 ‘정치 탄압, 이명박 죽이기’를 자행하고 있다며 구속영장심사 출석도 거부했던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의 방문조사에 대해서도 모르쇠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조사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겠지만 다스가 이 전 대통령 것이라는 짜맞춘 프레임을 전제로 하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사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사실상 검찰의 추가 조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음에 따라 향후 4월 초 기소를 앞두고 추가 조사를 하려는 검찰과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맞서는 이 전 대통령 측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검찰은 아들 시형 씨 등 일부 이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에 대해 접견 제한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이미 확보한 증거 등을 감안해 이 전 대통령의 직계 가족에 대해서는 접견 제한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시형 씨 등은 주말 동안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기 기자 mingming@
민병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