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 여전한 주총 풍속도
주총장 입구서 승강이 벌여
주주들 “이럴거면 주총 왜 해”
기업 “일부 주총꾼 탓 불가피”
“아무리 조직에 소속된 구성원이라지만, 주주총회에 입장하려는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갖은 핑계를 대가며 몸으로 막으면서 때때로 모욕적인 말까지 듣다 보니 자괴감이 듭니다.”(A사 사원)
“주식 가격을 올리라고 윽박지르는 소액주주나 금품까지 요구하는 ‘주총꾼’을 막으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A사 간부)
지난해 말 한 대기업에 입사한 박모(27) 씨는 지난주 회사로부터 당혹스러운 지시를 받았다. 올해 신입사원들은 모두 주주총회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 박 씨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모두 강당으로 모이라고 해 올라가 보니 정기 주주총회장이었다”며 “한창 업무 배우기도 바쁠 오전 시간 내내 빈자리를 채우고 주주총회에 상정된 안건이 통과될 때마다 열심히 박수만 치다 왔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3월 ‘주주총회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주주총회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회사 측과 자기 목소리를 내려는 소액주주 간 다툼 속에 눈살 찌푸리는 주주총회 풍속도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심지어 23일 주주총회를 열었던 한 국내 금융권 대기업은 주총 날 신입사원들을 동원해 미리 자리를 채워놓아 소액주주들의 참석을 저지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에서는 뒤늦게 도착한 소액 주주들에게 이미 사람들로 꽉 찬 주주총회장을 보여주며 “지금은 자리가 없어 들어가지 못한다”고 소액주주들의 입장을 의도적으로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일부 소액주주는 “이럴 거면 도대체 주주총회를 왜 하느냐”며 불만을 표하면서 주총장 입구를 지키던 사원들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기업들은 이런 행태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매해 주주총회마다 와서 목표한 주가까지 주식 가격이 오르지 못했다고 막무가내로 소리 지르는 사람부터 심지어 꼬투리를 잡아가며 금품까지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며 “수법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어, 도를 넘은 일부 소액주주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따로 입장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주총장 입구서 승강이 벌여
주주들 “이럴거면 주총 왜 해”
기업 “일부 주총꾼 탓 불가피”
“아무리 조직에 소속된 구성원이라지만, 주주총회에 입장하려는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갖은 핑계를 대가며 몸으로 막으면서 때때로 모욕적인 말까지 듣다 보니 자괴감이 듭니다.”(A사 사원)
“주식 가격을 올리라고 윽박지르는 소액주주나 금품까지 요구하는 ‘주총꾼’을 막으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A사 간부)
지난해 말 한 대기업에 입사한 박모(27) 씨는 지난주 회사로부터 당혹스러운 지시를 받았다. 올해 신입사원들은 모두 주주총회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 박 씨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모두 강당으로 모이라고 해 올라가 보니 정기 주주총회장이었다”며 “한창 업무 배우기도 바쁠 오전 시간 내내 빈자리를 채우고 주주총회에 상정된 안건이 통과될 때마다 열심히 박수만 치다 왔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3월 ‘주주총회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주주총회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회사 측과 자기 목소리를 내려는 소액주주 간 다툼 속에 눈살 찌푸리는 주주총회 풍속도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심지어 23일 주주총회를 열었던 한 국내 금융권 대기업은 주총 날 신입사원들을 동원해 미리 자리를 채워놓아 소액주주들의 참석을 저지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에서는 뒤늦게 도착한 소액 주주들에게 이미 사람들로 꽉 찬 주주총회장을 보여주며 “지금은 자리가 없어 들어가지 못한다”고 소액주주들의 입장을 의도적으로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일부 소액주주는 “이럴 거면 도대체 주주총회를 왜 하느냐”며 불만을 표하면서 주총장 입구를 지키던 사원들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기업들은 이런 행태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매해 주주총회마다 와서 목표한 주가까지 주식 가격이 오르지 못했다고 막무가내로 소리 지르는 사람부터 심지어 꼬투리를 잡아가며 금품까지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며 “수법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어, 도를 넘은 일부 소액주주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따로 입장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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