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위 “교과서 국정농단”
집필진 위촉 공식자료 없다며
관련 공무원들 신분 조치 요구
2015년 전국역사학대회 당시
보수단체 난입도 靑지시 규정
凡정부적 협력체계 결론 내려
조사위 “반면교사 교훈 남길것”
공무원들 “열심히 일한게 죄냐”
대표적인 사례가 2015년 10월 30일 서울대에서 열렸던 전국역사학대회 보수단체 난입 사건이다. 이날 대회에서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 소속 학회 등 28개 학회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고엽제전우회와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행사장과 주변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면서 대회가 파행을 겪었다.
조사위는 이 사건을 ‘청와대 지시에 따른 여론 조성·조작 행위’로 규정했다. 대회에서 국정화 반대 성명 발표가 예상되자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전 대응을 지시했고, 교육부가 보수 학부모단체를 통한 집단행동 등의 계획을 수립했다는 게 조사위의 주장이다. 그러나 고엽제전우회는 교육부로부터 지원비를 받거나 업무협조를 주고받는 등의 연관 관계가 전혀 없는 민간단체다. 이에 조사위는 “(고엽제전우회는) 교육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범정부적 협력체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청와대 비서실 및 교육부 관련자들에게 형법상 직권남용, 국가공무원법상 공정의무·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의 혐의를 씌워 수사 의뢰와 신분상 조치를 교육부에 요구했다.
역사교과서 집필진 선정 과정에서 위법·부당행위가 있었다며 관련 공무원들을 신분 조치하라고 요구한 대목도 논란이 예상된다. 조사위는 국사편찬위원회가 37명의 집필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집필진 위촉 행위를 누락해 집필진에 대한 공식자료가 없다는 점을 들어 관련 공무원들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교육부에 요구했다. 또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당시 여당에 관련 자료 제공을 김상률 교육문화수석에게 지시했다는 이유(직권남용 혐의)로 수사 의뢰를 요청했다.
이 날 발표를 두고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정부 정책대로 열심히 일한 게 죄냐”는 볼멘소리와 함께 지나치게 ‘정치적’인 결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사위가 “지난 정부 9년 동안 뒤틀린 역사교육 정책 전반을 돌아본다”고 밝힌 대목에서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다. 조사위는 이를 의식한 듯 결과 발표문에서 “정치 보복이나 특정한 정치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훼손된 민주주의 가치를 회복하고 후대에 반면교사로 남기려는 것”이라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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