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카가와 와세다大 교수, 韓경제연구학회 세미나서 경고

“생산성 높여야 임금 오른다
아베노믹스 5년의 최종결론
韓, 최저임금 인상 너무 빨라”


일본의 대표적인 한국 전문가인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사진) 일본 와세다(早稻田)대 정치경제학술원 교수는 28일 “한국 경제는 지금 마지막 기회에 봉착해 있다”면서 “이번에도 노동 개혁에 실패하면 고임금·저생산성 고착화로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경제연구학회 주최·문화일보 후원으로 열린 ‘최저임금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경쟁력 강화’ 정책 세미나에서 기자와 만나 유창한 한국어로 “2012년만 해도 민주당의 ‘성장 없는 친노동 정책’으로 인해 경제 위기에 몰린 일본은 결국 절박한 심정에서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에 ‘도박’을 해 온 것”이라면서 “한국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노동 개혁을 위한 마지막 기회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일본의 최저임금 정책과 파급효과’란 제목의 주제 발표에서도 “아베노믹스 5년의 최종 결론은 결국 노동 생산성 증대가 임금을 높이는 지속 가능하고 유일한 방법임을 돌고 돌아 확인한 것”이라면서 “한국은 생산성에 비해 최저임금을 지나치게 가파르게 높이고 있는데, 정부가 사회복지정책으로 해결할 일을 경제정책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이에 대해 “아베노믹스 1기(2012년 12월~2015년 8월) 동안 추진한 양적 완화·엔저 등은 기업이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하고 투자를 확대하게 했지만 제한된 자산 효과(주식시장만)로 매우 느린 임금 상승 속도와 소비정체 등을 우려하게 했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어 “아베노믹스 2기(2015년 9월~2016년 8월)에 집중한 규제 개혁(법인세 감면·규제 프리존의 일종인 전략존 및 샌드박스 도입 등), 노동·사회보장 개혁, 사회통합, 신산업 육성, 유럽 등과의 자유무역 확대 등의 정책은 결국 실업률을 낮추고 노동 참여도를 높였으며, 보육 수요 증가와 생산성(인적자본) 증대를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 과정에서 진전 중인 일본의 노동 개혁은 정치에 의해 추진된 것이 아니라 시장의 공감대와 압력에 의해 추진됐다”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동일 노동·동일 임금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초과근무 월 45시간·연 360시간, 전문직 종사자를 위한 재량 근무 시스템 등을 허용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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