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2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회의 역할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2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회의 역할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국가조찬기도회 설교 화제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설국열차·통일열차 은유로
특사단의 訪美 때도 언급돼

교회, 성소수자 차별 안하지만
차별금지법 등은 역차별 우려


“남북(南北), 미북(美北) 간 정상회담은 평창동계올림픽이 가져온 기회를 문재인 대통령이 잘 포착한 결과입니다. 한반도 평화가 정착하는 데 한국교회도 가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지난 8일 열린 제50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의 ‘반성, 화해로 통일의 길을 열라’는 설교가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참석한 이날 기도회에서 소 목사는 “오늘 출발하는 방미특사단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니 얼마나 감사한가. 평화의 설국열차가 통일열차가 돼서 쾌속 질주하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정의용 특사단장은 “문 대통령이 어제 국가조찬기도회의 5000여 한국 목사님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씀하셨다”며 국가조찬기도회를 인용했다. 이날 미북 회담의 돌파구가 열리면서 국가조찬기도회와 소 목사의 설교가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 목사는 28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국가조찬기도회는 대통령을 위한 기도 행사지만, 교회 입장에서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는 권면도 하는 자리여서 설교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기도회가 남북관계가 예민한 때 열려 설교 준비에 중압감이 컸고, 기도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우리는 평화를 위해 안보를 준비하며, 전쟁 없이 평화를 이루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평창올림픽이란 기회를 이용, 설국열차에서 통일열차로 가야 한다는 은유적인 표현을 설교에서 써보았다”고 말했다.

국내 주류 개신교는 보수의 보루처럼 인식돼 현 정부와 부드러운 관계는 아니다. 소 목사는 사회적 쟁점이 됐던 종교인 과세와 차별금지법 등에서 개신교를 대표해 발언하거나 브레인 역할을 해온 목회자다.

하지만 그는 “성경에 보수적인 부분도 있지만 진보적인 말씀도 있다”며 “전쟁을 불사한다든지 하는 ‘보수를 위한 보수’는 지양돼야 한다. 대화를 통해 비핵화로 간다면 이보다 큰 평화의 선물이 있겠느냐”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가름할 최근 국면에서 교회의 역할과 협조를 거듭 강조했다. 새에덴교회는 다음달 8일 국가조찬기도회 성공 감사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회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 목사의 국가조찬기도회 설교는 교회가 ‘정치’에 대해 할 말은 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는 설교 중 ‘영역주권사상’을 언급했다. 소 목사는 “종교개혁자 칼뱅이 교회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게 아니라면 국가의 통치행위에 협력·기도하고 국가는 교회를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네덜란드 총리를 지낸 신학자 아브라함 카이퍼는 국가와 교회 간에는 서로 침범할 수 없는 고유의 신분과 주권이 있다며, 한 발 더 진전된 ‘영역주권사상’을 폈다. 국가가 종교 본래의 가치나 운영 등 고유 영역을 마치 가정의 가계부 뒤지듯 간섭해선 안 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헌법 개정 논의에 따른 차별금지법이나 종교인 과세에 대한 개신교계가 우려하는 바를 완곡하게 표현한 듯하다.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소 목사는 “교회도 세상 속에 있으니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경적으로 맞지 않고 생명존중과 저출산 해소, 건강에도 합치하지 않는 동성애 문제에 대해 교회가 침묵하게 하고, 우리 자녀들의 주일학교에서조차 올바르게 가르치지 못하게 하는 차별금지법이나 인권조례는 교회가 동의할 수 없는 역차별”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적폐청산에 대해서도 ‘적폐청산이 다른 적폐를 낳으면 안 된다’는 취지로 설교했다. 소 목사는 “소설 레미제라블의 자베르 경감이 정의도 지나치면 잔인함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처럼, 적폐청산에 반대하지 않지만 성경의 사랑과 공의에 입각한 방법론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제를 돌려, 한국 개신교는 ‘한기총’ ‘한기연’ ‘한교총’으로 사분오열돼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소 목사는 “얼마 전 출간된 찰스 쿱찬의 ‘노원스 월드(No One’s World)’를 보면 구심점이 사라진 세계를 말하고 있다. 미국 교회도 빌리 그레이엄 이후 분열했듯, 한국 교회도 중심이 될 큰 지도자가 없이 연합과 공익적 가치보다는 사적 욕망에 좌우되고 있다. 한국교회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창조적 퍼스트무버’가 절실한 시기”라고 아쉬워했다.

4만 명이 넘는 신도를 가진 새에덴교회는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는다. 소 목사는 “12년째 이어오고 있는 한국전쟁 외국 참전용사와 그 후손을 초청하는 행사를 올해는 ‘평화를 지키는 방법으로’의 행사로 치르려 한다. 교단(대한예수교장로회) 목회자님들을 모시고 교회가 분열해 망했던 이스탄불을 답사하는 행사도 계획 중이다. 정부가 허락한다면 몇 차례 다녀온 북한을 다시 방문해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윤동주 문학상을 탄 시인이면서 작곡가, 최근 기독교출판문화상 최우수상을 받은 왕성한 저술가이기도 하다. 소 목사는 “목회자가 우물 안의 메아리만 외쳐서는 안 된다. 글과 시를 쓰고 작곡하는 이유는 세상과 소통해 기독교 담장 너머와도 소통할 수 있는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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