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27일 5시간 넘게 진행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에서 비공개 회담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측이 공개적으로 밝힌 전통적인 우호·친선 관계 복원과 한반도 비핵화 해법 외에 김 위원장이 원유 공급 확대 등 중국의 경제 지원과 미국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비한 군사 협력 등의 선물 보따리를 챙겼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한국과 미국의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중국이 원하는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처음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중국에 경제적 지원을 요청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이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원에는 북한 경제의 숨통인 대북 원유 공급 확대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김 위원장이 올해 초부터 대남 평화 공세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인 것은 가중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따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차원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북 정상회담 실패 시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위험이 커질 가능성과 이에 대한 북·중 양국의 대응 논의에도 촉각을 집중하고 있다. 강경파 중심의 미국 외교·안보 라인이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군사적 옵션을 선택할 경우에 대비해 북한이 중국에 체제 안전을 담보할 ‘우산’ 역할을 해달라고 제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1961년 체결된 조중(朝中)우호조약에는 “일방이 무력침공을 당해 전쟁 상태에 처할 경우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해 지체 없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돼 있다. 호주 로위연구소의 유안 그레이엄 국제안보 프로그램 책임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김정은 입장에서는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선택하기 전 ‘북한이 강력한 이웃 동맹국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켜 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은 국제 의무를 이행하는 뜻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분간 밀무역 등을 눈감아주면서 점진적으로 대북 제재 완화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미국 CNBC 방송은 “이번 방중에서 김정은은 미국에 붙어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게 중국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