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8일 대주주와 그룹사 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았다. 현재 현대차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 등 4개가 존재하는데, 기아차·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23.3%를 털어내면 순환출자 구조는 완전히 해소된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이 지분을 전량 사들여 ‘대주주-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단순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2위 대기업의 주목할 만한 변신이다. 지분 매입 등 지배구조 개편에 들어갈 비용이 4조∼5조 원에 달하고, 자금 확보를 위한 현대글로비스 등의 오너 지분 매각으로 발생할 세금만 1조 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시장의 대체적 예상은 많은 다른 대기업그룹과 유사한 방식의 지주사 전환이었으나, 현대모비스를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는 체제를 선택했다. 지주사 방식은 세금 등 비용을 줄일 수 있으나 정 회장 부자는 편법 대신 사재를 들여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 정공법을 구사한 것이다. 투명한 방식으로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주면 시장의 신뢰도 높아진다. 이번 개편으로 현대모비스는 그룹의 미래기술 리더로 자율주행차나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연구·개발·판매하면서, 선도적 투자와 유망기업 인수 등을 주도하게 된다고 한다. 일반 지주사와 달리 사업과 투자를 겸하면서 미래 확장성까지 함께 노린 카드다.
현대차는 중국시장 실적 부진과 치열한 미래차 경쟁 등 시련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물음표로 남아 있던 지배구조 문제가 정리되면 기업 가치 상승과 함께 정의선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강화될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 굴레도 벗어난다. 이번 개편을 미래 경쟁력에 더 집중할 전기로 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