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00승에는 옥에 티가 있었다. 당시 100승엔 한국계인 펄 신, 크리스티나 김, 미셸 위의 5승이 포함됐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한국 선수의 100승은 아니었다. 엄격히 따진다면 2012년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박인비가 100승의 주인공이다.
왜 그렇게 성급하게 샴페인을 터트렸을까. 지나친 성적 지상주의, 실적 위주의 문화, 혈연주의 탓이다. 찜찜한 100승이었다. 펄 신, 크리스티나 김, 미셸 위는 미국 선수이자 미국 국민이다. 한국계라는 이유 하나로 대한민국 선수나 국민이 될 수는 없다.
골프 칼럼니스트 최영정 선생은 “미국 시민권자인 외국 선수를 교포, 정, ‘짝사랑’ 때문에 우리 선수로 품으려는 심사는 이해된다. 그러나 이들은 분명 국가 대항전 프레지던츠컵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미국, 뉴질랜드, 혹은 호주 선수로 출전했다. 이들이 결코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선수로 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최 선생은 “그래서 아무 문제의식 없이 LPGA투어 100승 기념 행사를 무리하게 서둘렀다면, 그것이야말로 엉터리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바로잡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선수들의 LPGA투어 총우승은 164승이다. 한국계를 포함하면 193승이다. 향후 200승 축하를 기존처럼 한국계 200승으로 할지 한국 선수 200승으로 할지 궁금하다. 한국계 200승에는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비롯해 이민지(호주), 노무라 하루(일본) 등의 우승이 포함돼 있다.
이제는 보여주기식, 성적 지상주의와 실적 위주의 문화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굳이 국적이 다른 교포까지 한국 선수로 분류하는 것은 왠지 옹색해 보이고 성급해 보인다. 잘못된 게 있으면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고칠 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잘못된 것을 안 고치려 한 것은 상처 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 상처는 오히려 잘못된 것을 고친 영광스러운 흔적이다. 미국 무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우리 한국 선수의 진정한 200승 기록을 위해 지금이라도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하지 않을까.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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