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만든 골프채

나무로 제작된 골프채라고 해서 모두 값비쌀까? 꼭 그렇지는 않다. 현존하는 나무 골프채는 대부분 히커리, 즉 호두나무 과에 속하는 나무를 재질로 한 것들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지 만들어졌다. 스코틀랜드에 호두나무가 많았던 까닭이다. 같은 호두나무 과의 샤프트라 할지라도 가격 차이가 난다. 가격을 결정짓는 몇 가지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건 클럽 헤드의 길이다. 같은 나무 채이지만 샤프트의 재질이 우선 다르다. 오래된 클럽은 샤프트가 물푸레나무 소재이지만 19세기의 것들은 호두나무로 만들었다. 헤드의 모양도 다르다. 긴 코를 연상시킨다 해서 붙은 별명인 ‘롱 노즈’는 19세기 이전에 제작됐고 한 뼘 정도에 이르는 긴 헤드가 특징이다.

반면 19세기의 것들은 주먹 모양이다. 롱 노즈는 1858년 발명된 고무 볼의 영향으로 클럽 헤드가 뭉툭해진 탓에 자연스럽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 앤드루 딕슨과 같은 골프채 장인이 제작한 귀한 롱 노즈 채라면 그 가격이 수천만 원은 기본이다. 나무의 썩는 성질 탓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18세기 이전의 물푸레나무 샤프트로 만든 롱 노즈를 손에 넣는다면 아파트 한 채 값에 해당하는 ‘대박’을 칠 수 있다.

히커리로 만들어진 뭉툭한 클럽이라고 할지라도 유명한 장인이 만든 것, 왕실에서 사용하던 몇 자루 안 되는 것이라면 역시 수백만 원대의 만만치 않은 가격이 형성된다. 여기에 기묘한 모양과 재질로 제작된 클럽, 비상식적으로 만들어진 클럽 등도 비싸다. 가격이 싼 히커리 클럽은 대량 생산돼 일반인이 사용하던 것들이다.

남양주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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