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단계적 비핵화 수용 모습
전문가 “과거에도 실패한 방식
비핵화 시기 약속이라도 받아야”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과 정상 간 핫라인 설치 협의 등으로 남북 정상회담(27일)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정작 중요한 비핵화 의제와 그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우리 정부가 내세운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은 과거 실패의 재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선(先)비핵화, 후(後)보상’을 내세운 미국과의 파열음이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비핵화에 대한 남·북·미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남북 정상회담이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일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직접 관람했다. 또 남북 간에는 오는 4일 실무회담이 예정돼 있고 양측 정상 간 핫라인 개설을 위한 회담과 추가 고위급 회담도 전망된다. 외관상으로는 2018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분위기가 순조롭게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북핵과 관련한 의제는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고 있고, 북핵 해법과 관련해서도 남·북·미 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언제까지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는 최소한의 구체적인 약속이라도 우리가 받아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의 강경파 진영을 설득할 만한 내용을 남북 정상회담에서 만들어 내야 하고, 궁극적으로 핵을 포기하는 로드맵이나 북한이 믿을 만한 동결조치를 취해 나간다는 수사적 의미라도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도 “북한은 이미 개발해 놓은 핵무기 등을 모두 단계적으로 협상하고, 단계마다 보상을 받겠다는 주장”이라며 “미국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존 볼턴 전 유엔 대사가 북한에 대해 강경하게 얘기할 것이고, 협상이 제대로 안 되면 군사옵션을 쓰겠다는 식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희·김유진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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