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및 철강 관세 협상이 타결된 후 ‘선방한 협상’이라고 자평했지만, 실제로는 별로 이익을 챙긴 게 없다는 비판론이 제기됐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한미FTA 개정 협상, 과연 실리 얻었나’ 토론회에서 “한국 정부는 한·미 FTA 개정 관련 협상에 대해 미국에 명분만 주고 한국은 실리를 취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철강 25% 관세를 피하고자 많은 대가를 지불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철강은 전면 무관세도 아니고 74% 물량까지만 무관세 약속을 받았다”며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어긋나는 자율적 수출 규제(수출국 스스로 특정 상품이 과다 수출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에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율 이면 합의’ 의혹도 비판의 초점이 됐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공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신(新)환율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환율개입금지 협의가 이뤄졌다면, 자칫 우리나라가 ‘잃어버린 20년’ 시절의 일본을 답습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원화가치 절상으로 한국 수출은 초토화되고 금융위기가 재연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단순히 ‘두 사안(철강 관세와 환율)의 연계 협상은 없었다’는 주장만 할 게 아니라, 2008년 미국발 국제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환율조작국이 미국-일본-유럽연합(EU)이라는 명백한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리적 대응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간단한 ‘이행사항’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미국의 약가(藥價) 결정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