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대란’ 없는 일본

청년 실업 대란을 겪고 있는 한국과 달리 요즘 일본에선 기업들이 일할 사람이 부족해 애를 태우는 부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취업정보회사 리크루트홀딩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대졸자의 민간기업 구인배율은 1.78배로 추정되며 6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구인배율이란 일자리 수를 취업희망자 수로 나눈 수치로 구인배율 1.78이란 취업희망자 1명당 1.78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의미다. 완전고용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일본 역시 장기불황으로 잃어버린 20년을 보내면서 한국처럼 취업 빙하기를 겪기도 했는데 지금은 격세지감을 느낄 만큼 달라졌다. 일본은 어떻게 취업 천국으로 바뀌었을까.

가장 큰 요인은 인구변화다. 인구 감소로 노동 공급이 줄어든 반면 경기 회복으로 노동 수요가 늘어난 게 주효했다. 후속세대의 출산 감소가 뚜렷해지는 와중에 경기부양책(아베노믹스)이 효과를 발휘해 노동수급이 역전됐다. 생산가능인구의 경우 일본은 1995년 8717만 명으로 정점을 찍고 사상 최초의 하락 반전을 경험했다. 지금은 7728만 명까지 줄어들어 약 20년 동안 무려 1000만 명의 노동력이 사라진 셈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2040년에는 6000만(5978만 명)선까지 깰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선 일본 사례는 희망의 청신호다. 청년 인구가 계속 줄면 인력 부족이 생기고 일본처럼 일자리를 골라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생산가능인구의 하락 전환과 청년 취업 개선이 개선된 해는 1995년과 2013년인데 이를 기계적으로 한국에 대입하면 2017년과 2035년쯤 된다. 하지만 일본 사례를 곧바로 한국에 적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의 ‘인구 감소가 한국 취업 희망자들에게도 축복이 될까’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에선 교통유도원 등 안전관리를 위한 인원 배치가 필히 요구되지만 한국에선 그렇지 않다. 또 생산에서도 장인정신에 대한 값어치를 인정하는 문화가 깔려 있다. 능력보다 경험을 중시해 노력한 기존 인력의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다. 필요 인력을 최소화하려는 한국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또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의 85%를 내수가 도맡은 내수 중심 국가다. 일본처럼 내수의존도가 높으면 고용 기회는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85%의 GDP를 국내에서 만들어내다 보니 자동화·기계화 추세 탓에 인력을 절감하려는 생산현장이 늘어난다 해도 전체적인 고용 기회는 확대될 수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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