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KCERN 이사장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청년 도전 실종은 국가적 위험
공무원보다 창업 기대치 커야
벤처>대기업>공무원順이 정상

過보다 功이 훨씬 많으면 영웅
한강의 기적 영웅담 가르쳐야
보조금 아닌 도전 안전망이 答


청년들의 도전을 통해 국가는 혁신하고 발전한다. 청년들이 도전을 포기한 국가에 미래는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학생의 절반은 안전한 공무원 시험에 몰려가고 있다. 세계 3대 투자가 중 한 명인 짐 로저스는 “한국의 공무원 열풍은 대단히 충격적이다. 청년들의 꿈이 공무원이라는 것은 슬픈 일이다.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어디에도 청년들의 꿈이 공무원인 곳은 없다”고 단언하면서, 더 이상 한국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청년이 문제인가, 아니면 사회 구조가 문제인가. 한국 사회 전체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만 할 것이다.

현실적이고 안전한 공무원은 위험이 적으나, 미래의 꿈을 향한 창업 도전은 위험으로 점철돼 있다. 청년의 도전은 개인의 위험이나, 도전 포기는 국가의 위험이다. 개인 위험과 국가 위험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게 국가 정책이다. 개인 차원에서 도전은 불확실한 위험이다.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는 청년의 도전이 혁신 성장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다. 혁신 성장 없는 분배는 제로섬 게임으로, 사회 갈등을 촉발한다. 혁신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선순환 분배하는 것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이다.

궁극적으로 안정적인 공무원보다는 도전적 창업에 대한 미래 기대가치가 더 커야 한다. 그렇다면 결국 도전 성공의 보상을 키우고, 도전 실패의 비용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보상 구조가 필요하다. 도전의 꿈은 ‘영웅’이란 롤 모델을 통해서 다져진다. 대한민국은 과연 영웅을 키우고 있는가.

대한민국은 압축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유일한 국가다. 그런데 양대 세력 간 사생 결단의 대결 과정에서 영웅들은 사라져 갔다. ‘한강의 기적’의 영웅도 사라지고, 민주화의 영웅들도 상처받았다. 영웅은 과(過)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공(功)이 훨씬 큰 사람을 의미하지 않은가. 영웅 죽이기로 인해 성공 기업가들은 대리인을 내세우고 수렴청정(垂簾聽政) 뒤로 숨어 롤 모델이 없다. 언론과 정치권의 몰매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청년들에게 영웅은 사라지고 도전의 동기 부여가 약해졌다.

그렇다면 우리 역사의 자부심은 어떠한가. 한국사는 창피해서 공부하기 싫다는 학생이 너무나 많다. 과연 우리 역사는 치욕의 역사인가. 천문지리 분야에는 세계 최고의 천문도와 콜럼버스보다 90년 앞선 세계지도와 그레고리력보다 140년 앞선 태양력 등이 있다. 불을 다루는 기술은 세계적 철기와 도자기 역사를 통해 철강·재료 산업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쇄술과 종이 기술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으로 이어졌다. 세계 최초의 문명을 형성한 홍산(紅山) 문명 등은 청년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선 고려와 조선의 명백한 국경 기록들은 왜곡된 식민사학에 가로막혀 있다. 결국, 청년들에게는 역사적 공유 가치도 자리 잡지 못했다.

한편, 도전에 대한 실패 비용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지나친 연대보증은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를 용인하면서 산업 혁신을 죽여 왔다. 그래도 연대보증은 지난 5년간의 노력으로 개선되는 중이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유한책임주식회사 제도는 한국에서 무한책임주식회사로 왜곡돼 기업인을 옥죈다. 히틀러가 만든 배임죄는 이제 실질적으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기업인을 못살게 한다. 기업은 살리되 기업인은 죽이는 통합도산법도 청년들의 도전을 가로막는다.

영웅이 사라지고 역사의 자부심은 없고 실패는 과도하게 징벌하는 사회에서 청년의 도전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은 상위 욕구로의 승화가 어려워지면 퇴행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 에이브러햄 H 매슬로의 욕구설이다. 청년들은 ‘나만의 케렌시아(안식처)’에 안주하고,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소확행’을 추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퇴행 현상이 공무원 열풍이다. 미국 청년 20% 이상의 미래 희망 1순위는 벤처 창업이다. 2순위는 벤처 합류이고, 다음이 대기업, 그리고 마지막 순위가 공무원이다. 한국의 왜곡된 청년들의 미래 희망은 ‘철밥통’인 공무원의 연금을 포함한 평생 보상 금액이 대기업보다 많은 왜곡된 사회적 보상 구조의 결과다.

지금 우리 청년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힐링과 보조금이 아니라,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이다. 도전을 장려하는 혁신의 안전망과 기업가정신 고취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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