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플라자합의 나오나’ 우려
외환당국 “그런 일 없다” 단언
“정부 곧 액션 취할 것” 분석도


‘일촉즉발(一觸卽發)!’

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까지 내려오는 등 원화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환율 하락에 베팅(돈 걸기)하는 듯한 분위기지만, “정부가 적극적인 액션(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23일 1082.2원에서 2일 1056.6원으로 불과 6거래일 만에 25.6원이나 떨어졌다. 그러나 3일에는 과도한 하락에 대한 경계심 등이 작용하면서 오전 10시 현재 전일 대비 2.0원 오른 1058.6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거시경제 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경제 부처에서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수출 급락→성장률 하락→고용·물가 등 전체 거시 지표 악화의 악순환(惡循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외환시장에서는 “1985년 엔화 가치를 단기간에 급등시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출발점이 됐던 ‘플라자합의’와 유사한 합의가 한·미 간에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외환 당국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제2의 플라자합의’까지 거론하는 것은 여론이 지나치게 사안을 과장하는 것”이라며 “그런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환율 문제를 양자 협의를 통해 합의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외환 당국은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외환시장의 투명성 등을 높이기 위한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환율의 움직임에 대해 외환 당국의 심사가 꼬여있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이달 중순 발표할 환율 보고서도 부담이다. 한국은 환율 조작국 3가지 요건 중 2개에 해당하는 관찰대상국이다. 하지만 외환 당국이 공식적으로 “한·미 간 환율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하고, 외환 당국이 이를 방치할 경우 당국의 권위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한·미 간 ‘환율 합의’가 존재한다는 설(說)이 시중에 나돌면서 환율이 급락하고 있는데, 현 상황을 방치하면 환율 합의가 존재한다는 게 기정사실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조만간 외환 당국이 시장의 규율을 바로잡기 위해 강력한 액션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당국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지 않기를 강력히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최재규·조해동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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