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발생한 서울 방배초교 인질극을 계기로 외부인 침입 통제에 취약한 학교 안전망 실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문화일보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다른 학교들의 실상도 완벽한 출입 관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 방배경찰서는 3일 인질범 양모(25) 씨가 서울 서초구 장애인 일자리 근로자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뇌전증을 앓고 있는 양 씨는 전날 오전 8시쯤 출근했다가 10시 30분쯤 평소 복용 중이던 약을 먹기 위해 귀가했다. 양 씨는 우편함에서 국가보훈처가 보낸 ‘군에서 생긴 질병이 아니라 보상 대상이 아니다.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발견했다. 양 씨는 경찰 조사에서 “스스로 무장하라” “학교로 들어가서 학생을 잡아 세상과 투쟁하라”는 환청을 듣고 초등학교로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학교에서는 학생 안전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학교 보안관’을 운영하지만, 고령화·인력부족·업무 수칙 미준수 등으로 인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전담경찰관(SPO)도 인력이 부족해 순찰업무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 학교 보안관이 학교를 드나드는 사람과 차량을 붙잡고 방문 목적을 확인하는 등 얼핏 출입 통제가 엄격히 이뤄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정문을 돌아 후문 쪽으로 가보니, 1m 높이가 채 되지 않는 이동식 울타리만 있을 뿐 학교 관계자 등은 따로 눈에 띄지 않았다. 다수 학생이 울타리를 손쉽게 넘나 들었지만 정문 쪽에 있는 학교 보안관은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서대문구의 유흥가 밀집 지역에 있는 한 초등학교도 출입 관리가 허술하긴 마찬가지였다. 학교 보안관이 없는 후문 쪽에는 역시 어른 키 절반 정도의 이동식 울타리만 설치돼 있어 사실상 외부인이 드나들어도 막을 길이 없었다.
현재 서울에는 중·고교를 제외한 국공립 초등학교 562곳에만 학교 보안관 1187명이 배치돼 있다. 또 지난해 기준 학교보안관 평균 나이는 65세를 넘는다. 경찰이 운영하는 SPO는 경찰관 1명당 학교 10곳 이상을 담당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