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들이 안전하게 공부하며 뛰놀 수 있어야 할 초등학교가 이번엔 인질범에 뚫렸다.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1일 양 모(25) 씨가 벌인 인질극은 학교의 외부인 출입 관리부터 부실하다 못해 어이없는 수준임을 확인시켜준다. 더욱이 범행이 평일의 수업 시간대였다는 것은 더 충격적이다. 역시 평일이었던 2010년 6월 7일 대낮에 서울 영등포구 우신초등학교 운동장에서 1학년 여자 어린이를 납치·성폭행해, 대수술을 하고도 평생 씻기 어려운 신체적·정신적 상처가 남게 했던 ‘김수철 사건’ 후에도 일선 학교의 외부인 출입 관리는 사실상 형식에 그쳐온 것이다.

교육부의 ‘학생보호 및 학교안전 표준 가이드라인’도, 학교보안관도 있으나 마나였다. 규정에 따르면, 모든 초·중·고는 학생보호 인력에 의해 출입증이 확인된 사람만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 출입증을 발급받으려면, 이름·주소·연락처·방문목적 등을 기재한 신청서와 함께 신분증을 교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학교보안관이 “이 학교 졸업생이다. 졸업증명서를 떼러 간다”는 말만 듣고 양 씨를 들여보냈던 것처럼, 대다수 학교에선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한다. 교무실까지 유유히 들어간 범인이 칼을 들이대며 4학년 여자 어린이를 인질로 잡고 협박하다가 출동한 경찰에 제압되기까지 학생과 학부모·교사 모두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학생들의 정신적 후유증 또한 우려된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이미 있는 규정이나마 위반에 대한 처벌을 더 엄중하게 하고, 미국·프랑스·호주 등지처럼 교사 등과 면담을 미리 약속하지 않은 외부인은 학부모일지라도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외부인의 학교 내 범죄로부터 어린 학생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가 ‘안전 한국’을 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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