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서 “서울공항 이전 논의”
고양선 “軍부대 외곽 옮겨야”
수원·화성 ‘공군기지’ 실랑이

전문가 “안보전략상 신중해야”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내 군부대나 공항 등 국방·안보 시설을 옮겨달라고 요구하거나 이전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는 ‘역(逆) 안보 팔이’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관계가 개선될 분위기가 형성되자, 국방과 안보 차원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를 선거용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 성남시장에 출마한 지관근 성남시의원은 3일 시의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군 시설이자 대통령 전용비행장인 서울공항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일원에 자리한 서울공항(K-16)은 특수임무비행단과 미 육군 항공대가 주둔한 공군 기지로, 지난 2000년부터 이전 및 민항 활용 등에 관한 논의가 있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에 대한민국의 수도를 법률로 정할 수 있도록 해 서울공항 이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서울공항 이전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양시장에 출마한 김유임 전 경기도의원도 군 시설의 외곽 이전 공약을 내세웠다. 고양시에는 9사단 등 8개의 부대가 주둔하고 있고, 시내 군사보호구역이 전체 면적의 46%여서 도시개발에 제약이 크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김 전 도의원은 “도심에 자리한 군부대 시설 탓에 각종 개발사업을 할 때도 군의 동의 절차에 기간이 길게 소요돼 도시개발 차원에서 피해가 적지 않다”며 “시장이 되면 군부대 시설 외곽 이전을 주제로 협상을 벌이고, 그간 안보로 인해 겪어야 했던 피해 보상을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와 군 공항 이전을 협의해온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지역별 이해관계에 따라 후보 간 격론도 벌어지고 있다.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이 주둔한 수원 공군기지(K-13)의 경우 화성시 화옹지구 이전을 놓고 수원시의 예비후보들은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는 반면, 화성시 후보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에서는 공군기지(K-2) 이전을 놓고 권영진 현 시장과 예비후보들 간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신도시 개발 등으로 군 시설 주변에 거주하는 인구가 늘면서 선거 때마다 시설 재배치 등에 관한 요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군 시설의 입지에 대한 논의는 국방·안보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정략적 판단보다 국방과 안보적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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