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목사 윌리엄 J. 바버(왼쪽에서 두 번째)가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50주기를 하루 앞둔 3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국립인권박물관에서 추모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목사 윌리엄 J. 바버(왼쪽에서 두 번째)가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50주기를 하루 앞둔 3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국립인권박물관에서 추모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암살 50주기… 美 추모 물결
인종차별 시위 · 걷기 행사도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암살된 지 4일로 50주기를 맞았다. 50주기를 하루 앞둔 3일부터 미 전역에선 킹 목사를 추모하고 흑인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날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킹 목사가 암살된 곳인 미 테네시주 멤피스에선 수십 명의 흑인 시위대가 고속도로 등을 차단하고 춤을 추고 구호를 외치며 오가는 차들을 막아 세웠다. 이날 시위를 조직한 지역 운동가 헌터 뎀스터는 “이 도시는 도움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예전보다 더 가난해졌다. 킹 목사가 암살된 지 50주년이 지났지만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괜찮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킹 목사를 추모하기 위한 10대들의 걷기 행사도 진행되고 있다. 14∼19세의 청소년 6명은 지난 1일부터 멤피스 북부 61번 도로에서 50마일(약 80㎞) 걷기 행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행진을 마치고 인종차별과 시민권에 관한 토론도 할 예정이다.

킹 목사의 암살 50주기를 맞아 미국 내에선 여전히 인종차별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미 정부 자료 분석을 토대로 정보기술과 사업, 생명과학, 건축, 공학 분야의 고임금 직종에서 만성적으로 백인이 흑인보다 더 많이 분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의 흑인 다수는 음식 제공·준비와 건물 보수, 사무 업무와 같이 저임금 일자리에 다수 분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11개 직군에서 백인 노동자들이 흑인들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929년 1월에 태어난 킹 목사는 1950∼1960년대 흑인 인권운동을 주도했으며, 특히 지난 1963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명연설을 통해 인종차별 철폐와 공존을 호소했다. 1964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킹 목사는 1968년 멤피스에서 흑인청소부의 파업을 지원하다가 암살돼 3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