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6시 넘는날 많은데
시간 맞추기 여의치 않아
취학아동 줄어들었음에도
서울 수용률 2%P 떨어져
‘돌봄’ 대폭확대도 쉽지않아


서울 강서구에 사는 김영미(37) 주부는 얼마 전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의 초등 돌봄교실 추첨에서 떨어졌다. 맞벌이 부부인 김 씨는 지난해까지는 친정어머니가 부산에서 올라와 아이를 돌봐 줬지만,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부산으로 내려가야 해 어쩔 수 없이 돌봄 교실을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셔야 했다. 김 씨 부부는 결국 ‘하교 도우미’를 써야 했다. 김 씨는 4일 “아이가 아직 어려 도우미라도 써서 직접 학교에서 데려오지 않으면 불안해 어쩔 수 없다”며 “지역아동센터 돌봄 서비스 같은 게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이가 이동할 때 보호자 확인을 사전에 등록하거나 하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활용이 쉽지 않고 학원에 보내는 것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김 씨 가정의 육아 상황에는 현재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육아 문제가 집약돼 있다. 우선, 학교에서 돌봄교실 수요를 100%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올해 서울시 돌봄교실 수용률이 지난해보다 2.0%포인트가량 떨어진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취학 아동이 줄었음에도, 맞벌이 등으로 돌봄교실 신청자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운영 시간도 문제다. 돌봄교실 운영시간이 대개 오후 5~6시 정도까지여서 김 씨와 같은 맞벌이 가정은 활용하기 쉽지 않다. 정부가 돌봄교실을 오후 10시까지 확대하려는 이유다.

온종일 돌봄교실을 대폭 확대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인력 증원 문제와 학생 안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 돌봄교실 전체 예산 540억 원 가운데 355억 원이 인건비에 쓰인다. 현재 8시간 근무하는 돌봄 전담 교사는 모두 580여 명, 4시간 근무 교사는 860여 명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담 교사 한 명이 25명 내외의 아이들을 7~8시간 동안 보살피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가장 바쁜 시간에 교사를 도와줄 ‘초단시간 근무자’를 별도로 채용하고 있지만, 근본해결책은 아니다”고 털어놨다.

지역 돌봄 프로그램과의 연계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학교 돌봄교실과 지역에서 운영하는 돌봄 서비스가 교육부, 여성가족부(아이돌봄서비스), 보건복지부(지역아동센터) 등으로 나뉘어 있어 부처 간 조율이 쉽지 않다.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학교의 수업시수도 늘려 공교육에서의 아동 돌봄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가장 문제가 되는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둔 부모의 근무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이용권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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