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4일 새벽 서울중앙지검에서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4일 새벽 서울중앙지검에서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밑에 사람들 말만 듣고 수사
내 가족은 지켜야 한다” 언급


구속 수감된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수면제를 복용해야 겨우 잠이 들 정도로 불면증이 심해진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보이콧’에 검찰은 MB 가족을 잇달아 소환하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이 구속 시한인 10일 이전에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할 예정인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은 뚜렷한 대책 없이 고민만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특히 최근 불면증이 심해져 한 알씩 복용하던 수면제의 양을 2알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옥중조사’를 시도했던 2일엔 수면제 2알을 먹고도 잠이 들지 않아 꼬박 밤을 새운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한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잠을 못 자 그런지 얼굴이 붓고 상기돼 보였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하루 1시간으로 정해진 교도소 내 운동시간에도 별다른 움직임 없이 독방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면회를 온 가족이 운동을 권하자 “내가 무슨 운동을 하겠느냐. 여기선 답답해서 못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잠을 자지 못하는 데에는 검찰 조사에 대한 불만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면회를 다녀온 한 측근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서 내 밑에 있던 사람들 말만 듣고 일방적으로 따지는데 응할 이유가 없다. 내가 그런 내용(뇌물수수 등)을 보고받았으면 사태가 이 지경으로 진행됐겠느냐”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나는 몰라도 가족은 지켜야 한다”며 김윤옥 여사에 대해서도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부부의 동반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아들 시형 씨에 대한 조사를 전날 진행하며 ‘MB 부부만 남긴다’는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와 조카 이동형 다스 부사장 등도 이미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조만간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한 차례 더 시도할 전망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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