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정비·해외수주 집중할듯
정재훈(사진) 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이 3개월 간 공석이었던 한국수력원자력의 차기 사장으로 5일 취임한다. ‘탈(脫)원전’을 내세우는 정부 정책과 원전 운영이라는 조직의 정체성 사이에서 향후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등에 따르면 정 사장 내정자는 행정고시 26회에 합격해 산업통상자원부(전 지식경제부) 대변인, 에너지자원실장, 차관보를 역임하고 지난 연말까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으로 재직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해 온 한수원노동조합은 일단 정 내정자에 대한 입장을 보류한 상태다. 일부 공기업 노조가 이른바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인 바 있지만, 한수원은 집단 행동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앞서 노조가 사장 공모 과정에서 공개한 5개 항목에 대해 정 내정자가 어떻게 맞춰 나가는 지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5개 항목 중 첫 번째가 ‘정부의 급진적 탈원전 정책에 따라 수립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한 신규 원전백지화와 월성1호기 조기폐쇄 정책에 대한 입장과 대응방안’이다. 정 내정자로선 이 문제에 입장을 뚜렷이 내세우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원전의 계속 운영과 신규 원전의 건설 필요성이라는 조직의 정체성과, 탈원전이라는 정부 시책 사이에서 이관섭 전임 사장처럼 갈등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정 내정자도 직접적으로 탈원전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노조를 자극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올해부터는 탈원전 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원전 수주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 내정자도 그간 지연된 조직 정비와 함께 해외 원전 수주 등에 우선 착수할 전망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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