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대대적 혁신나서
2022년엔 비례대표제 도입
상원동의 필요해 진통 예상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프랑스 정부가 이번엔 정치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상·하원 의원수를 대폭 줄이고 3연임을 금지하는 30년 만의 대대적 개혁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4일 기자회견을 하고 상·하원 의원수를 현재 수준에서 3분의 1 줄이고 상·하원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의 3연임을 금지하는 등의 정치개혁 입법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577명인 하원의원을 404명으로, 348명인 상원의원을 244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선출직 공무원의 3연임 금지 조항에서 주민 수가 9000명 이하인 지자체장의 경우는 예외로 뒀다. 아울러 오는 2022년 총선부터는 하원의원 정원의 15%를 비례대표로 선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2년 총선 전에 모든 정치 개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필리프 총리는 “오늘 내놓은 조치들은 의회의 효율성과 대표성, 책임성 측면에서 프랑스 의회와 정치의 혁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출직 공직 경험이 전혀 없고 프랑스 정치판의 ‘아웃사이더’로 불려온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선출직 의원 규모가 너무 커 정치 과정의 효율성이 저해되고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면서 “급진적일 만큼 새로운 길과 깊은 변화를 원한다”고 말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도 의원 감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날 공개된 정부의 정치개혁안이 계획대로 실행되려면 상·하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원의 경우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과반을 점유하고 있지만 상원은 야당인 중도우파 공화당이 1당을 점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상원의원들 사이에선 앞서 정부와 협의를 진행해온 제라르 라르셰 상원의장 등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이에 라르셰 의장은 이후 성명을 내고 “정부안은 의회에서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특히 의원들은 자신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여기는 마크롱 정부의 개혁 방침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프랑스는 프랑수아 미테랑 정부였던 1988년부터 지금까지 임기 5년의 하원의원을 577개 선거구에서 직접 선거로 선출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선거인단에 의해 간접선거로 선출되는 임기 6년의 상원의원 348명까지 포함하면 의원수는 1000여 명에 달한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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