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감賞 이지호 군

엄마 안녕하세요. 저 지호예요.

어느덧 따뜻한 봄이 지나고 선풍기와 에어컨 바람을 찾아다니는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엄마의 마음에도 여름이 들어왔나요? 이렇게 엄마에게 편지를 썼던 때가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빠가 항상 바쁘셔서 엄마와 제가 친구처럼 놀았던 것이 가끔 생각나요. 제가 심심하다고 하면 책도 읽어주시고 색종이를 가지고 제가 가장 좋아했던 공룡도 만들어 주시고 피아노, 사과, 하트도 만들어 주셨잖아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친구들은 다 학원에 가는데 제가 가기 싫다고 해서 엄마랑 부루마블이랑 만들기를 온종일 했던 것도 생각나요. 그때는 정말로 엄마가 친구보다 더 좋았어요. 친구들이 놀자고 해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엄마랑 만들기 하는 것이 더 재미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엄마는 여전히 저랑 대화하고, 놀고 싶어 하는데, 이제는 엄마보다는 친구가 더 좋고 스마트폰으로 혼자 노는 것이 더 좋아요. 어느 날 엄마는 “옛날의 너의 모습이 그리운데 폰을 조금 줄이고 엄마와 대화하는 시간을 좀 가지면 안 될까?”라고 물어보셨죠. 그때 저는 이렇게 말했지요. “엄마 내 친구 엄마는 다 회사 다녀. 엄마도 일해. 자꾸 나한테 놀아달라고 하지 말고.”

그 말을 듣고 엄마는 아무 말 없이 방으로 들어가셨잖아요. 그때야 저는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쑥스러워서 지금까지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못했어요.

그 일이 있고 난 뒤 엄마랑 저는 서먹한 사이가 됐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아빠가 제 방에 오셔서 말씀하셨어요. “지호야 너는 우리 집의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어서 엄마가 어릴 때부터 너를 아주 특별하게 키웠단다. 한번 감기가 들면 5일 동안 열이 내려가지 않아서 엄마가 밤새도록 잠도 안 자고 간호하느라 힘들었지. 하지만 한 번도 그것 때문에 짜증을 내지 않았단다. 네가 어릴 때 잔병치레를 많이 해서 엄마가 다니고 싶어 하던 대학원도 포기하고 일도 그만뒀는데, 네가 엄마 마음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아빠는 속상하구나.”

아빠 말씀을 듣고 저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멍해졌습니다. 그리고 생각이 났습니다. 아는 사람들이 제가 혼자 있으면 심심하다고 동생을 낳으라고 하셨는데, 제가 너무 싫다고 해서 포기하신 것을요. 그때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원래 집에 있는 사람이고 저랑 놀아주는 친구라고만 생각했었나 봐요. 언제나 제가 손을 내밀면 달려오는 절친 같은 친구 말이에요.

그러나 엄마는 저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생각하니 더욱더 죄송해졌어요. 그리고 요즘 들어 눈이 한 번씩 찌를 듯이 아프다고 하셨잖아요. 가까이 있는 작은 글씨도 잘 안 보인다고 말씀하셨는데 병원에 가보자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네요. 엄마는 제가 기침이라도 하면 바로 병원에 갈 준비를 하시는데. 엄마는 항상 젊고 늙지도 않고 제 옆을 지켜주는 든든한 보호자라고만 생각했어요. 엄마, 저랑 병원에 한번 가요. 제가 엄마 보호자 역할을 해 볼게요. 엄마의 눈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엄마, 이제부터는 엄마에게 화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말을 할게요. 또 힘들겠지만 폰을 가지고 노는 시간도 줄여보겠어요. 저의 다짐이 지켜질지 모르겠지만 노력해볼게요.

그리고 엄마, 저를 이렇게 건강하게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와 다투고 나서 항상 먼저 웃는 얼굴로 저에게 사랑한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더 고맙습니다. 저도 엄마를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오늘은 옛날의 지호처럼 엄마랑 온종일 이야기도 하고 책도 읽고 만들기도 해요. 그럼 나중에 만나요.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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