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업위성이 찍은 북한 영변 핵단지 촬영 이미지. 3월 30일 찍힌 사진(오른쪽)에는 2월 25일 사진과 달리 원자로 근처 냉각수 배출구 주변에 대규모 굴착공사와 지면평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38노스 제공
미국 상업위성이 찍은 북한 영변 핵단지 촬영 이미지. 3월 30일 찍힌 사진(오른쪽)에는 2월 25일 사진과 달리 원자로 근처 냉각수 배출구 주변에 대규모 굴착공사와 지면평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38노스 제공
- ‘영변 核시설 공사’ 포착

이용준 前 대사 “고철 수준
美와 비핵화협상 활용할 듯”
일각선 “核무기 계속 개발 뜻”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영변 핵단지 내에서 원자로 관련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비핵화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중단됐던 실험용 원자로를 재가동시켜 비핵화 협상에서 더 큰 보상을 얻어내는 등 유리한 카드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였던 이용준 전 이탈리아 대사는 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영변의 5㎿ 실험용 원자로는 과거부터 고철 수준이었다”며 “비핵화 협상에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대사는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이 나올 당시에도 북한은 가동이 사실상 중단된 5㎿ 원자로에 대한 공사를 했었다”고 과거 사례를 제시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6월 핵 포기 의사를 대내외에 드러내는 상징적 조치로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원자로에서 연기가 배출되는 모습이 보이는 등 시험 가동이 시작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영변 일대를 찍은 위성사진에는 송전선과 송전탑으로 추정되는 시설도 확인되는 등 원자로 가동 동향이 나타났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영변 원자로 공사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핵무기를 계속 만들겠다는 취지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원자로는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시설로 쓸 수도 있고, 수소폭탄 용도인 삼중수소를 만드는 데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상적인 핵시설 관리 수준의 활동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5㎿ 원자로는 2008년부터 가동과 중단을 반복했다”며 “현재의 대화 국면과 관계없는 활동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도 영변 핵단지 내 활동이 비핵화 협상을 위한 “다목적 카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영변 핵단지에서 관측되고 있는 일련의 활동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직결되는 내용인 만큼,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한·미 당국도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계속적으로 핵시설에 대한 보강 공사를 진행함에 따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밝힌 비핵화 의지에 대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 활동은 정보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며 “그러나 북한의 핵 활동을 한·미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김영주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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