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55명 화재참사 사건’ 최종 수사결과 발표

‘비의료인’ 이사장이 불법인수
부식비 등 부풀려 11억 횡령
이사회 안열고 회의록도 조작

장례식장 운영하는 행정이사
“호흡기 산소량 줄여라” 지시도


지난 1월 26일 화재로 155명의 사상자가 난 경남 밀양 세종병원이 환자의 생명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5일 세종병원 우모(여·59·구속) 행정 이사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유치하기 위해 간호사에게 환자의 인공호흡기 산소 투입량을 줄이도록 지시한 혐의(살인교사 미수)를 잡고, 추가 입건했다. 세종병원을 운영한 의료법인 효성의료재단 손모(55·구속) 이사장도 부식비 등을 부풀려 10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세종병원 화재사건 최종수사 발표를 통해 세종병원이 ‘사무장병원’으로 운영되면서 과밀병상 등 수익창출에 골몰한 반면 건축, 소방, 의료 등 환자 안전과 관련된 부분은 부실하게 관리해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사장 손 씨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병원 관계자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밀양시 관련 공무원 16명은 해당 기관에 징계 등을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 씨는 2008년 효성의료재단을 인수하면서 전임 이사장에게 42억 원을 주고 법인과 병원 운영권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영리 의료법인은 ‘매매’할 수 없기 때문에 손 씨의 의료재단 인수는 원천 무효다. 경찰은 이사장실을 압수수색해 손 씨와 전 이사장이 작성한 ‘매매계약서’를 확보했고 이사회 회의록도 허위로 작성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세종병원이 2008년부터 최근까지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한 요양급여 408억 원을 환수토록 할 계획이다. 손 씨는 식자재 납품단가 부풀리기, 허위 직원 등재를 통한 급여 빼돌리기 등의 방법으로 총 11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행정 이사인 우 씨는 2015년 5월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던 노인 환자가 사망하면 자신들이 운영하는 장례식장으로 유치하기 위해 간호사에게 인공호흡기 산소 투입량을 줄이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간호사가 살인행위라며 지시를 거부해 미수에 그쳤다. 우 씨의 혐의는 관련 내용을 이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발견돼 드러났다.

42억 원에 의료법인을 인수한 손 씨는 세종병원을 운영하면서 불·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수익창출에 집중했다.

세종병원은 2008년 손 씨가 병원을 인수할 당시 7실 40병상이었지만, 31차례 걸친 인허가를 통해 38실 113병상으로 늘렸다. 병원의 적정 의료인은 의사 6명, 간호사 35명이었지만 의사 2명, 간호사 4명에 불과했다. 최대한 많은 환자를 받기 위해 환자 1인당 면적도 적용받는 법적 기준(4.3㎡)을 겨우 넘는 4.6㎡로 병상을 배치해 ‘콩나물 병실’을 운영했다.

한편 세종병원 화재로 환자, 간호사, 의사 등 46명이 사망하고 10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재난본부는 사망자를 51명으로 집계했으나 46명은 화재사, 5명은 병사로 결론이 났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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