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이세요? 좋으시겠어요. 여행 다니는 게 취미겠네요?”

질문에 답을 먼저 하자면 맞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 때문에 이곳에 입사하고 싶었던 것도 맞고, 그 여행과 비행을 활용한 사진 촬영 또한 큰 취미 생활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여행을 취미로 가진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불규칙한 스케줄 속에서 자기 생활을 만들어가는 곳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돌아다니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승무원도 많다. 기본적으로 정기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취미 생활과 많은 사람이 필요한 활동이라면 꽤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름의 방법을 찾아 그런 취미 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현재 같은 팀에서 비행을 하고 있는 선배이자 형은, 그 무엇보다 축구를 좋아하는 승무원이다. 최소 22명이 필요한 축구를 하기 위해, 형은 직접 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 외에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수영장과 헬스장 시설을 보유한 호텔에 체류하기 때문에, 수영이나 헬스를 하는 사람이 많다.

여자 승무원 중에는 요리를 배우거나 공방에 가서 무언가를 만드는 취미를 가진 사람도 많다. 전 세계 곳곳을 누비는 직업의 특성을 이용해, 맥주나 와인을 공부해서 접해보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하고 희귀한 술을 비교적 쉽게 마셔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직업의 굉장한 매력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모럴리스트, 라 로시푸코는 좋은 취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좋은 취미는 재주와 슬기보다는 오히려 판단에서 나온다.’

잘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무언가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서의 취미도 아니고, 자신의 상황과 성향을 고려한 적절한 판단이 좋은 취미를 만든다는 말일 것이다. 너무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다들 하는 취미에 끌려다니진 않았으면 좋겠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취미는 오직 나만이 판단할 수 있는 일이다.

대한항공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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