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위기에 몰린 한국GM에서 5일 믿기 힘든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노조원들이 카허 카젬 사장실로 몰려가 집기를 마구 부순 뒤 점거했고, 카젬 사장은 쫓겨났다. 이어 전준명 부사장실로 가 위협하면서 억류했다. 일부 노조원은 쇠파이프를 들고 활보했다. 조직폭력배를 방불케 하는 패악(悖惡)이다. 회사는 노조 폭력을 검·경에 신고했다.

한국GM은 6일 1인당 약 450만 원 가량의 지난해 성과급 일부를 지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카젬 사장이 이날 오전 못 준다는 입장을 이메일로 밝히자 노조가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지난 4년 간 3조 원 적자를 낸 회사의 성과급부터 이해하기 어렵지만, 유동성 위기에 처한 회사에 돈 내놓으라고 떼쓰는 노조 행태엔 아연할 따름이다. 한국GM은 상환해야 할 차입금을 빼고도 이달에만 4월분 임금, 희망퇴직자 위로금 등 6000억 원이 필요하다. GM 본사는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뒤 4월 20일까지 비용절감 노력이 담긴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으면 부도를 피하기 어렵다고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노조는 복지 혜택 축소를 수용하긴커녕 1인당 3000만 원 주식 배분, 10년 간 정리해고 금지를 요구하는 등 한술 더 뜨고 있다. 파업 카드도 꺼낼 태세다. 이런 사이 협력사들은 빈사 상태로 몰렸고, 판매망은 무너지고 있다.

한국GM에서 벌어진 패악은 국내 강성노조의 본색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완력으로 밀어붙이면 회사는 결국 굴복한다는 경험칙으로 전투적 임금투쟁을 일상화해왔다. 한국GM 노조만 해도 적자 상태에서도 매년 임금 인상은 물론, 1000만 원씩의 성과급을 챙겼다. 이러고도 회사가 유지되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그러나 경쟁력을 잃으면 회사도, 노조도 버틸 수 없다. 더구나 한국GM은 외국기업이다. GM이 외국에서 그랬듯 사업을 털고 철수하면 도리가 없다. 그런데도 한국GM 노조가 강공으로 나가는 데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란 기대감도 없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구노력 없는 지원 불가 원칙을 관철하고, 폭력 노조원을 엄벌해 강성노조의 악습(惡習)을 뿌리 뽑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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