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 검토했던 대학들
전형안 발표앞두고 고민 깊어
교육부, 혼선 예상하고도 압박
‘윗선’지시 있었나 의구심 들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정시모집 확대를 둘러싸고 정부와 여당이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다. 교육부와 여당이 정시모집 확대 문제를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입단속을 하고 있지만, ‘청와대와의 불화설’ 등 정치적으로 비화한 상황이어서 파문이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교육부와 여당의 당정 실무협의에서 현 고2 수험생들이 치르게 될 2020학년도 정시모집 확대 논란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회의에서 정시 확대 논란에 대해 더 이상 교육부가 추가적인 행동을 취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여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은 전화 한 통화로 정시모집을 확대하라고 대학에 통보한 교육부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여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대학들의 수시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그렇다고 전화 한 통화로 대학들에 정시모집 확대를 요구한 모양새에 대해서는 당과 협의를 해야 했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당정이 이번 사태를 두고 정부와 여당 간 협의를 더욱 긴밀히 하자는 차원에서 사태 봉합에 나섰지만, 당장 이달 안에 대입 전형을 확정해야 하는 대학들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1~23일 열렸던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에서는 정시 비율이 급격히 축소되는 데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학들 역시 ‘수시 확대, 정시 축소’라는 기존 교육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전형 일정을 마련해 놓고 애초 3월 말 전형안을 제출할 예정이었다. 대학들의 일정이 정해지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이달 말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갑작스럽게 기존 정책 방향과는 정반대인 정시모집 확대 요청이 오자 대학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전형안을 제출하려던 대학들은 제출 기한을 늦추고 전형안을 전면 손질하고 있다. 연세대가 부랴부랴 정시모집 인원을 당초 예정보다 125명 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서울대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들도 일제히 재검토 작업 중이다.
이런 혼란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교육부가 그럼에도 대학들을 압박한 것을 두고 ‘윗선’의 지시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이다. 그동안 학생부종합전형 폐지와 정시모집을 확대해 달라는 여론이 청와대와 여당을 괴롭혀 왔다. 그러나 정시모집 확대만이 대입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인가에 대해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수시와 정시를 아예 통합해 버릴 경우 수시·정시 모집 비율을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된다. 교육부가 통합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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