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F-15K 조종사 2명 순직 확인

시신 수습… 탈출시도 못한 듯

5일 경북 칠곡군 가산면 학하리 유학산(해발 839m)에 추락한 F-15K는 사고 직전 짙은 안개 속에서 계기비행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은 6일 수습한 시신에 대한 X레이 촬영 결과 최모(29) 대위와 박모(27) 중위 두 조종사의 순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사고기는 대구기지 약 26㎞ 지점 북동쪽에서 활주로 착륙 준비 직전 단계에서 유학산 9분(分) 능선에 추락했다.

사고기는 5일 오후 2시 38분 추락 직전 대구 제2중앙방공통제소(MCRC)의 유도에 의해 육안에 의한 시계비행이 아닌 계기비행 중이었다. 사고기가 공중 기동훈련을 마치고 귀환하던 시점에 유학산 봉우리에 안개가 자욱해 계기비행에 의존했다. 유학산을 넘으면 안개가 없을 경우 활주로가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군 관계자는 “조종사가 이젝션(비상탈출) 레버를 당기면 자동으로 비상주파수 신호음(비콘·beacon)이 발산된다”며 “비콘 신호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비상탈출 시도를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군 비행사고 대책본부는 현장 조사 및 사고 당시 대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 내 제2MCRC와 사고기 간 주고받은 교신 및 기상 상황 등을 분석, 기체 결함과 조종사 과실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 조사작업에 착수했다. 사고기는 2008년 도입돼 10년간 운행된 비교적 신형이다. 공사 59기 동기생이 부인으로 부부 군인인 고 최 대위는 비행시간 890여 시간, 박 중위는 280여 시간이었다. F-15K 사고는 2006년 6월 동해상에 추락한 지 12년 만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