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발생한 삼성증권의 배당사고는 직원의 단순 실수로 증권거래 시스템 전체가 무너졌다는 점에서 충격이다. 금융감독원이 9일 삼성증권 특별점검에 들어갔지만, 개별 회사 차원에서 끝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삼성증권의 과오는 명백하다. 우리사주를 가진 임직원에게 배당을 지급하면서 1000원 대신 1000주로 잘못 입력해, 28억 원을 28억 주(약 112조 원)로 둔갑시킨 것은, 이런 주장의 진실성 자체도 의심해야 할 만큼 황당하다. 발행 가능한 삼성증권 주식의 23배가 지급되는,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즉각 잡아낼 내부 시스템조차 없었던 건 더 문제다. 20여 분만에 부서장급과 애널리스트 등 16명이 501만 주, 2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는데, 도덕적 해이를 넘어 범죄 혐의를 짚어봐야 한다. 배당 오류가 삼성증권 직원에 국한된 덕에 대혼란은 막았다고 하지만, 부당 거래와 관리 부실 등 다른 불법 여지도 엄정히 따질 필요가 있다.

증권 당국은 사태가 터지자 삼성증권 책임으로만 돌리려 애썼다. 그러나 있지도 않은 주식이 대량 발행되고, 그런 유령 주식이 버젓이 거래되는데도 경고등 한번 깜박이지 않았다. 철저한 전말 조사를 통해 삼성증권은 물론,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 등 거래기관과 금융감독위원회·금감원 등 감독 기관의 책임(責任) 여부를 따져야 한다. 지금 전산시스템에선 삼성증권 사태가 다른 증권사에서 재발할 수 있고, 언제든 범죄 표적이 될 수 있다. 증권거래 시스템 전면 수술과 과감한 문책 없이는 땅에 떨어진 신뢰를 되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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