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회의서‘화학무기’규탄
“공격주체 누구인지 알아낼 것”

유엔 안보리 시리아 해법 논의
헤일리 美대사, 러시아 비판도
러 “美공격땐 파장 클 것” 경고


시리아 정부군의 반군 점령지역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48시간 내 이르면 오늘(9일) 밤에 중대결정을 하겠다”고 선포했고 러시아는 ‘중대한 파장’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군사공격 강행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미국의 맹방인 이스라엘은 9일 시리아 내 군용 비행장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고 유럽 서방 국가들은 조사를 촉구하며 러시아를 맹비난하는 등 국제사회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동구타주(州) 두마 반군 점령지역 화학무기 공격과 관련, “특히 우리가 힘을 갖고 있는 동안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현재 우리는 이를 멈추게 할 힘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군사행동이 논의에서 배제됐느냐는 기자 질문에 대해 “아무것도 논의에서 배제된 것이 없다”며 군사공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악랄한 공격”이라고 규탄한 뒤 공격 주체가 “러시아인지, 시리아인지, 이란인지 또는 이들 모두가 함께 한 것인지 알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환자들의 증상이 ‘신경작용제’ 중독과 일치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날조된 구실 아래 군사력을 사용한다면 중대한 파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입장을 유의미한 채널을 통해 미국에도 이미 전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시리아 반군 지역인 동구타 두마에 화학무기 공격이 실제 이뤄졌는지 조사한 결과 화학무기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군 의무대가 두마의 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조사했으며, 화학적 중독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회의에서 “전 세계가 정의를 지켜보는 순간에 도달했다”며 “안보리가 시리아 국민을 보호하는 의무를 저버렸거나 완벽하게 실패한 순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그러면서 “러시아의 손은 시리아 아이들의 피로 뒤덮였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 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이스라엘 공군 F-15기 2대를 동원, 레바논 영공에서 시리아 홈즈주 T-4 군용 비행장에 미사일 8발을 발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번 공습으로 이란 병사 3명을 포함, 최소 14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T-4 군용 비행장에는 시리아 정부군뿐 아니라 러시아, 이란,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의 인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은 이날 한목소리로 조사를 촉구하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에 들어갔다. 화학무기 감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화학무기 사용 규명작업에 착수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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